“법성포매립지에 새로 지어 펜션이나 다름없지”
“법성포매립지에 새로 지어 펜션이나 다름없지”
  • 영광21
  • 승인 2014.08.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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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남자경로당<법성면>

법성포매립지로 들어서니 수많은 갈매기무리가 먼저 반긴다. 파란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착한 법성남자경로당(회장 최광석).
경로당에 들어서자마자 역대 노인회장들의 약력과 사진이 걸려있는 벽에 시선이 간다. 멋진 액자에 담긴 역대 노인회장들의 커다란 사진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3월부터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최광석(82) 어르신은 이곳 법성남자경로당의 21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최광석 회장은 “57명의 회원들과 함께 기존에 있던 노인회건물을 판 자본과 기존 자산을 보태 이곳 법성포매립지 부지를 매입한 뒤 지난해 10월 준공을 마쳤다”고 설명한다.

부엌 싱크대에서 꼼지락꼼지락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양혜준(82) 어르신은 “남자 회원들만 지내는 이곳에서 간식을 준비하고 청소도 도맡아서 하고 있다”며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는 낙으로 살고 있다”고 환하게 웃는다.
안마의자가 있는 다른 방에는 국선에 입선한 마천 김현웅 선생과 별세하신 성동제 전노인회장의 서예작품이 걸려있어 한층 멋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 회원들은 단오보존회관에서 틈틈이 국악을 배워 마을에 행사가 있을 때면 장구, 꽹과리, 북을 들고 나가서 공연도 하며 여생을 흥겹게 보낸다.

최 회장은 법성포민속연보존회장, 줄연전국연합회장을 동시에 맡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경로당에 걸린 특별한 모양의 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노인회 행사가 있는 날이면 경축의 의미로 연을 띄우곤 한다”며 “김홍도의 풍속도와 법성포단오제를 상징하는 그림을 복사해서 연에 입힌 예술연을 만들었다”고 벽에 걸어놓은 아이디어 작품을 소개한다.

또 이곳 어르신들은 지금까지도 농사를 손수 지을 정도로 건강하다. 특히 김영섭(88) 어르신은 3,000여평이나 되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젊었을 적 별명이 소도둑놈이라고 불릴 정도로 타고났다”는 주변 어르신들의 우스갯소리에 경로당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굴비 거상으로 젊음을 보냈다는 박용대(82) 어르신은 “이제 가업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이곳에서 형님아우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를 형님과 아우로 부르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법성남자경로당 어르신들은 부러울 것이 없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