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여성 정규직으로 일하는 모습 보고 싶어요”
“다문화여성 정규직으로 일하는 모습 보고 싶어요”
  • 영광21
  • 승인 2014.08.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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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춘화<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팀장>

여성들이 물설고 낯선 타향으로 와서 정 붙이고 사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고국을 떠나 영광지역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이 참 많다. 다문화여성들과 이들이 이룬 가정의 복지를 위해 황금같은 토요일까지도 분주히 움직이며 영광지역 다문화가정에 행복과 웃음을 퍼뜨리고 있는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노춘화(41) 팀장.

노춘화 팀장은 “직장에 다니는 다문화 친구들을 위해서 한국어교실 주말반을 토요일에도 운영하고 있다”며 “배우자가 함께 참여하는 부부교육, 아버지 교육, 가족 교육, 자녀 교육 등을 하려고 함께 모일 수 있는 토요일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작 노 팀장 본인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잖아있지만 타국에서 많은 장애물을 이겨내면서 살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을 위해 애정 어린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는 그녀다.
“초기 입국한 친구들은 월~목요일까지 열리는 한국어 교육시간에 와서 한국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한국어는 다문화지원센터의 꽃이다”며 배우자와 시어머니가 다문화이주여성들이 한국문화를 빨리 받아들이도록 집에만 지내게 하는 것보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대해주기를 주문한다.
함평이 고향인 그녀는 문예창작을 전공하며 광주에서 살다 결혼하고 2001년 영광에 처음으로 와서 산지 어느덧 10여년이 흘렀다. 1남1녀를 키우며 사회복지학을 접한 인연으로 2011년부터 이곳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인연을 맺어 4년째 몸담고 있다.

노 팀장은 270명 정도 되는 이주여성들이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외우려고 한다. 그녀는 “두번째 찾아왔을 때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알아주네?’라고 느끼면 얼마나 반갑겠어요. 이름이 기억이 안 나도 ‘어 왔어요!’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얼른 외국인등록증을 찾아 이름을 기억한다”고 웃는다.

외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을 한 단어로 묶어 총칭하는 것은 또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일까. 노 팀장은 “‘다문화’란 용어도 ‘다양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또 배우자 자조모임이 있어서 갓 결혼한 부부들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는 노 팀장에게서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80%에 이르는 평화로운 다문화가정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나쁜 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그녀는 “한국어를 배우던 친구들이 2년 정도 지나면 ‘떡집 다녀요’라는 소식과 함께 센터와 멀어진다”며 “한국어자격증 시험이 1년에 4회 열리는데 좀 더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다문화여성이 정규직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