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고추특화시장이 본격적인 고추 거래시기를 맞아 오랜만에 활기를 띈다. 그러나 이 활기는 새벽시간에만 반짝 나타날 뿐이고 낮 시간에는 또다시 적막에 휩싸이다시피 한다. 그래서 군내버스 경유, 도로확장 등 교통여건 개선 등 외에도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제시된 5일 시장 이전은 버스터미널 인근 교통난 해소,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광버스터미널 인근의 도로는 6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상권이 밀집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고질적인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영광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2개 차선을 제외하고 상인과 고객의 차가 엉켜 차량정체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사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일부 상인들의 주장처럼 만약 영광5일장을 고추특화시장으로 옮긴다면 교통난 해소는 물론 버스터미널 일대에 집중된 상권을 분리시켜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터미널 인근 상가와 상인, 지역주민 등의 예민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충분한 여론수렴을 통한 공론화가 요구된다.
또 각 읍·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농산물직거래장터를 개장하는 것도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고추 외에도 영광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 상인은 “각 읍·면별로 돌아가면서 농사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초기에 자리를 잡을 때까지 영광군이 주도해 보다 싱싱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사고팔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면 많은 소비자가 고추시장을 찾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전국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추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축제와 연계하는 방법, 외부 관광객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법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꽤 성공한 고추시장으로 평가받는 충북 제천군의 신월고추시장은 고추뿐만 아니라 마늘, 잡곡 등 각종 양념류를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다양한 농산물도 함께 판매해 제천지역뿐만 아니라 인근의 강원도, 경상북도에서도 도·소매 상인, 식당업주,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 문제는 각 지자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어려운 난제중 하나다. 그러나 어려운 문제라고 해서 그저 손 놓고 바라볼 수만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보다 못한 시장상인들이 직접 나서 농산물직거래 장터 개장, 5일 시장 이전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은지 오래다”라는 상인들의 푸념이 무겁다.
고추특화시장을 건립하기에 앞서 새벽시간에 열리는 고추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연구했어야 한다는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미래의 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과 상인들의 대안제시에 대해 영광군이 어떤 대답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