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발전과 함께 나이 들어간 새마을지도자
마을발전과 함께 나이 들어간 새마을지도자
  • 영광21
  • 승인 2014.09.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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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한 / 제2회 군민의 상 수상자

“재산이 있으면 뭐해요. 돌아갈 때 다 싸가지고 가는 것도 아니고. 안 그래요?”
마을을 위해 젊은 시절을 몽땅 다 바친 그에게는 한평의 논·밭도 남지 않았다. 어느새 나이 들어버린 몸과 옆에서 묵묵히 지지해준 부인이 몸을 눕힐 집만이 한 채 남았을 뿐이다. 그래도 최종한(74) 어르신은 건강한 오늘을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

6~70년대 새마을지도자로 어느 지역보다 낙후됐던 염산면 야월리의 발전을 위해 활발히 활동했던 최 어르신이 사는 마을 모퉁이마다 젊었던 최 어르신의 손때가 묻었다.
최 어르신이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게 된 것은 마을이장이었던 부친의 건강이 좋지 않자 15살의 어린 나이에 임시로 이장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최 어르신은 “아버지를 대신해 면사무소에 일하러 가면 직원들이 ‘꼬마이장’이라고 부르곤 했다”며 “당시 마을일을 했던 것을 계기로 새마을운동을 하게 됐다”고 회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야월도’라 불리는 섬이었던 마을에 지하수를 판 것이라고. 식수가 없어 빗물을 받아 마시던 마을에 큰 가뭄이 들던 해 그는 지하수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지하수를 개발하는 전문가들이 ‘이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공사를 해주지 않는 큰 난관에 부딪혔다.

최 어르신은 “업자들이 반대하자 면사무소에 찾아가 ‘만약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장비를 다 인수하겠다’고 강하게 밀어붙여 공사를 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할 때 주변에서 이를 구경하던 주민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꿈꾸는 듯 말을 이었다.

당시만 해도 섬지역에서 지하수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었던 때라 마침 낙월도를 방문했던 고 건 전전남도지사가 직접 마을을 찾아오기도 했다고. 이밖에도 최 어르신은 주민들과 힘을 모아 마을안길 등을 내고 오늘날 마을의 기반을 닦았고 군부에 의해 빼앗긴 어민들의 생계터전을 되찾는데 앞장서서 투쟁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78년에는 제2회 군민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 수여 후에는 지역발전에 이바지한 수상자들을 외면하다시피 하는 영광군의 태도가 조금 아쉽다.

최 어르신은 “군민의 상은 우리 영광군민들이 주는 상이잖아요. 그런데 찾아오는 이가 하나도 없어서 아쉬워요. 저 외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신 분들인데 한번씩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했다.

현재 염산교회 원로장로로 교회발전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와 함께 동네주변을 돌며 운동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염산교회에서 마무리한다는 최 어르신은 누구보다 건강하다.
최 어르신을 비롯한 영광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자랑스러운 영광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벌써 38번째 군민의 날을 맞은 영광군민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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