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받은 특별한 모싯잎송편 만들어요”
“특허 받은 특별한 모싯잎송편 만들어요”
  • 영광21
  • 승인 2014.09.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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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묘량면 김응모·이필남씨 부부

묘량면 삼효리 효동마을의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부부모싯잎송편. 상권이 좋고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정성으로 맛있는 모싯잎송편을 빚는 김응모·이필남씨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가 자리 잡은 묘량면 삼효리는 부인 이필남(52)씨의 탯자리이기도 하다. 필남씨의 이름에는 1남5녀중 다섯째인 그녀의 동생으로 꼭 아들을 낳고 싶었던 부모님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필남씨는 “그런데 또 제 밑으로 여동생을 낳았잖아요”라고 장난스럽게 웃는다.
남편 김응모(56)씨도 1남4녀중 장남으로 아들이 귀한 집에서 태어났다. 영광읍에서 태어난 남편과 묘량면에서 태어난 아내, 아들이 귀한 집안의 두 남녀가 광주에서 처음 만나 결혼을 해 지금은 멋진 아들과 예쁜 딸을 낳아 함께 살고 있다고.

남편 응모씨는 1999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사고가 나고 처음 몇 달간은 의식불명이었을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한 것이다. 3년을 꼬박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해야 했다. 그러나 응모씨는 좌절하지 않고 더욱더 열심히 살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후 다시 찾은 인생
꾸준히 수영을 하며 스스로 재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사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남부대 대체의학과 등 학교도 열심히 다녔다. 비록 불의의 사고로 장애가 생겼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응모씨는 “사고가 나고 3년째 되던 때 목발을 짚고 비교적 오르기 쉽다는 장흥 천관산에 갔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오르는데 나는 발톱에 피가 나고 빠질 정도로 힘겹게 정상에 오르던 때가 생각난다”고 회상한다.
또 재활을 위해 시작한 수영도 꾸준히 해서 각종 장애인수영대회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얼마전 7월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장애인수영대회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응모씨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데에는 아내 필남씨의 묵묵한 응원도 한몫했다. 남편이 전국으로 수영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필남씨가 함께하며 남편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곤 했다.
그렇게 한차례 큰 고비를 지나왔음에도 이미 지나버린 세월이어서 그런지 부부는 덤덤하다. 오히려 모싯잎송편에 들어갈 새로운 송편소 등을 함께 연구하며 힘찬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부부다. 직접 키운 모싯잎과 영광산 쌀로 송편을 빚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사람들이 판매하는 것과 다른 차별화된송편을 연구하는데 한창이다.

특별한 송편소를 넣은 모싯잎송편
얼마전에는 건강을 생각한 특별한 송편소를 개발해 2개의 특허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붕어어묵 등도 개발해 특허를 받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귀농하기전 기아자동차 하청업체에서 부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던 응모씨의 경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무엇이든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흔들면서도 정작 모싯잎송편 송편소 개발은 함께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을 보니 죽이 척척 맞는다.
제자리에 머물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쉬지 않는 김응모·이필남씨 부부가 세상에 내놓을 특별한 모싯잎송편을 하루빨리 맛보고 싶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