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도는 두 사람이 호구를 착용하고 죽도로 상대방의 머리, 목, 손목, 허리의 격자부위를 치거나 찔러서 승부를 결정짓는 스포츠화된 무예이다. 일본의 사무라이 검술이 스포츠화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지금에 이르렀다고.
햇살이 따가운 가을날 오후 영광검도관을 찾았다. 계단을 올라가면서부터 들리는 우렁찬 기합소리, 타닥타닥 죽도 부딪히는 소리가 대단하다.
도장 문을 열자 이번엔 진한 땀 냄새가 코를 찌른다. 까만 단복에 호구를 착용한 아이들이 수련에 한창이다. 그중 키가 한 무리가 눈에 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중학생이라기보다는 고등학생으로 보인다.
10월에 있을 소년체전을 준비하고 있는 영광중 2학년 검도선수단 김진수, 양호경, 김윤재, 이경민 학생이다.
호구를 벗으니 이들의 머리칼이 땀에 흠뻑 젖었다. 머리칼을 정리하는 표정이 상쾌하다. 윤재군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검도를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보다 키가 작냐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는다.
이날 경민군은 감기몸살을 앓고 있으면서도 아픈 몸을 이끌고 도장에 나와 친구들의 수련과정을 지켜봤다. “선수단은 아픈 날도 나와서 눈으로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말하는 어리지만 당찬 경민군의 눈빛에서 프로의식이 느껴질 정도다.
영광중검도부는 학교수업을 마치고 모여 4시부터 5시30분까지 훈련에 임한다. 훈련은 주말에도 예외는 아니다. 시험기간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니 열정이 대단하다.
“예전엔 산만한 편이었는데 검도를 시작하고 체력도 좋아지고 몸에 근육도 생겼어요. 자세도 좋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졌어요”라는 진수군의 말에 호경군은 “진수는 공부도 잘해요”라고 한마디 거든다.
진수군은 검도도 공부도 모두 열심히 해서 장차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호경군은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꾸준히 함께 운동을 해온 진수, 호경, 윤재, 경민군은 함께 흘린 땀만큼 우정도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