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맨손으로 시작해 한 중견기업을 키울 때 까지 평생 멈추지 않았던 그의 사업가 기질은 고향으로 돌아온 지금도 여전하다.
건강한 버섯 키우는 늦깎이 농부
“고향으로 돌아온 뒤 내 나이로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 삶을 열심히 살아볼 생각이다”고 힘줘 말하는 한씨는 여느 젊은이 못지않게 열정적이다. 요즘도 잠에서 깨어있는 시간동안에는 머릿속에 수없이 많은 사업구상이 떠오르곤 해 자제하려고 노력한다고. 1년이면 수없이 날아오는 속도위반 범칙금 통지서가 “운전하는 중에도 온갖 사업구상이 떠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증명한다.
한씨가 버섯에 관심을 보인 것은 한 그룹의 회장이 “정년후 버섯을 연구하고 싶다”고 한 인터뷰기사를 접하고 부터다. 버섯만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대학이 있는 사실을 알고 그도 버섯연구를 시작했다. 그렇게 자료를 수집하고 버섯재배와 관련된 교육이라면 찾아다니면서 배워 어느새 버섯전문가가 돼 가고 있다.
<오리진농산>은 70대 노부부 둘이서 운영하기에 버거울 만큼 그 규모가 크다. “사업규모를 더 이상 키우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는 그의 팔꿈치 여기저기에는 인대를 보호하는 밴드가 붙어있다. 한씨는 “평생 일을 안하던 사람이 일을 하려니 어렵죠”라며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불로장수식품으로 알려진 표고버섯
표고버섯을 키우는데 최적화된 시설을 자랑하는 <오리진농산>은 그의 열정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난방시설은 물론이고 햇빛양을 조절할 수 있는 천장설계로 건강한 버섯을 재배한다. 이렇게 쾌적한 공간에서 자라는 버섯이야 말로 보약중에 보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이곳에서 재배한 버섯은 건조시설에 충분히 말려 도·소매 혹은 택배주문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버섯을 말리고 포장하는 일은 주로 아내인 전춘자씨가 맡는다.
부산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는 아내 전씨의 “버섯이 몸에도 좋다고 하니까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며 “물을 끓여 먹거나 반찬을 만들어 먹거나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이 수십가지다”고 자랑한다.
한때는 500억원의 매출을 내는 업체를 운영하던 한씨에게 고향에서의 삶은 조금 불만족스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잠시 그는 “보람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나간 것들에 대한 후회보다는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볼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일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는 한상태씨가 맞는 오늘은 어제보다 더 새롭고 더 발전한 하루이리라.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