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경로당<영광읍>
영광읍 단주1리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고 지나가는 이들이 쉬어가기도 하는 시정은 대신경로당(회장 황성관 사진) 옆에 자리하고 있다. 경로당 안에서, 시정에서 한무리씩 모여 앉은 어르신들은 수확철을 준비하며 마지막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한 어르신은 “여기 주민 80%가 농사를 지은께 이제 조금 있으면 바빠지제”라고 수확철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올해로 지어진지 17여년이 되는 대신경로당은 군에서 지원을 받아 2층으로 아담하게 지어졌다. 경로당 거실에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를 달력 뒷면에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적어 붙혀놨다.
어르신들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라고 우리 회장님한테 써달라고 해서 붙여놨어. 뭐 잘못됐어?”라고 되물으며 까르르 배꼽을 잡는 어르신들의 젊은 마음이 느껴진다.
박래풍 이장은 “우리 경로당은 마음도 젊지만 시설도 최신식이여~. 모정 옆에 운동기구가 5대나 있고 방송기구랑 씽크대도 새로 교체했어요. 마을주민중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지원해줘서 경로당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 경로당 2층을 오르는 계단에 설치된 미끄럼방지 손잡이도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박 이장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었다.
그런데 모정 앞에 자리한 마을의 터주대감과 같은 나무 두그루중 한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는 어르신들.
박 이장은 “영광군에 보호수지정을 신청했는데 둘레길이가 부족하다고 안 해줘. 저 나무를 꼭 살려야 되겠는데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소용없잖아”라고 아쉬워했다.
대신경로당의 특이한 점은 300여년 전 자손이 없는 한 부부가 전 재산을 마을에 기증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이자수익 등을 운용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삼월에 마을주민들이 모여 이 부부를 위한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황성관 회장은 “그 분들 덕분에 마을이 풍요롭고 정이 넘치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비석을 세워 대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지”라며 모정 앞 비석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자식들 키우랴 웃어른 모시랴 젊은 시절 고생하며 보내고 자칫 외로울 수도 있는 노후에 서로가 따뜻한 정을 나누고 함께 세월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마음이 훈훈해진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