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젊어지고 발전하는 어르신 쉼터 ‘최고’
매일매일 젊어지고 발전하는 어르신 쉼터 ‘최고’
  • 영광21
  • 승인 2014.10.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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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경로당<영광읍>

영광읍 단주로터리를 지나 골목길로 들어서니 커다란 고목나무 두 그루를 배경으로 한 평화로운 시정이 보였다. 가을 중턱을 접어들고 있는데도 한낮에는 여전히 더워서 그런지 이곳 시정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있다.

영광읍 단주1리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고 지나가는 이들이 쉬어가기도 하는 시정은 대신경로당(회장 황성관 사진) 옆에 자리하고 있다. 경로당 안에서, 시정에서 한무리씩 모여 앉은 어르신들은 수확철을 준비하며 마지막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한 어르신은 “여기 주민 80%가 농사를 지은께 이제 조금 있으면 바빠지제”라고 수확철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올해로 지어진지 17여년이 되는 대신경로당은 군에서 지원을 받아 2층으로 아담하게 지어졌다. 경로당 거실에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를 달력 뒷면에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적어 붙혀놨다.
어르신들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라고 우리 회장님한테 써달라고 해서 붙여놨어. 뭐 잘못됐어?”라고 되물으며 까르르 배꼽을 잡는 어르신들의 젊은 마음이 느껴진다.

박래풍 이장은 “우리 경로당은 마음도 젊지만 시설도 최신식이여~. 모정 옆에 운동기구가 5대나 있고 방송기구랑 씽크대도 새로 교체했어요. 마을주민중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지원해줘서 경로당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 경로당 2층을 오르는 계단에 설치된 미끄럼방지 손잡이도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박 이장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었다.
그런데 모정 앞에 자리한 마을의 터주대감과 같은 나무 두그루중 한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는 어르신들.

박 이장은 “영광군에 보호수지정을 신청했는데 둘레길이가 부족하다고 안 해줘. 저 나무를 꼭 살려야 되겠는데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소용없잖아”라고 아쉬워했다.
대신경로당의 특이한 점은 300여년 전 자손이 없는 한 부부가 전 재산을 마을에 기증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이자수익 등을 운용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삼월에 마을주민들이 모여 이 부부를 위한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황성관 회장은 “그 분들 덕분에 마을이 풍요롭고 정이 넘치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비석을 세워 대대로 잊지 않고 기억하지”라며 모정 앞 비석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자식들 키우랴 웃어른 모시랴 젊은 시절 고생하며 보내고 자칫 외로울 수도 있는 노후에 서로가 따뜻한 정을 나누고 함께 세월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마음이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