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아픔, 함께 나누면 작아집니다”
“이웃의 아픔, 함께 나누면 작아집니다”
  • 박은정
  • 승인 2004.12.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당골칭찬릴레이 - 오길순씨 / 영광읍
첫눈을 기다리는 젊은 연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에선 겨울비만 내리고 있다. 야속한 겨울비와 함께 마중을 나온 오길순씨(42). “비도 오고 날씨도 추운데 고생이 많으시네요”라며 반기는 편안한 모습이 움츠렸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영광군보건소 방문진료계에서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방문보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오 씨. 대마가 고향인 그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했고 대학을 졸업한 그 이듬해 1986년 진도군 보건소로 첫 발령을 받아 모자보건센터에서 분만과 산전 산후 영유아 관리를 했다.

그곳에서 5년간 지낸 후 1991년 영광군보건소로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영광지역 읍·면의 암이나 뇌졸중 또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방문진료를 하고 있다”는 오 씨는 “환자들 대부분이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오랫동안 누워만 있는 환자들로 욕창으로 살이 썩거나 심할 때는 살 속에 구더기와 같은 벌레들이 살고 있다”며 그들의 참담함을 밝혔다.

오 씨는 이런 만성질환자들의 아픔을 치료해주고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또 방문한 가정의 상황을 파악해 보건서비스 외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들을 담당 기관과 연결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최화주 보건소장은 “보건소에서는 방문보건사업과 정신보건사업을 실시하면서 기본검사 보건교육 상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민 스스로 건강관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있다”며 “오길순씨는 갖가지 어려움이 많은 수혜자들에게 편안한 간호를 제공하며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해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그를 평가했다.

또 그와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박순자 방문진료 담당은 “말기 암환자나 욕창환자를 돌보
다보면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보호자들도 힘들고 지쳐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온 방안에 관리 소홀로 변을 묻혀 놓은 환자나 욕창 등으로 심한 악취가 날 때도 많지만 오 씨는 망설임 없이 오물을 처리하며 환자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고 방문진료의 애로사항까지도 잘 참아내는 그의 고운 자세를 칭찬했다.

오 씨는 일선에서 어려운 가정의 방문진료를 보다 충실히 펼치기 위해 출장정신보건간호사 2급 자격증과 가정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함은 물론이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어쩌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봉사를 해야 마땅한데 지금 하고있는 일은 당연히 해야할 본연의 임무이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밝은 미소를 보이는 오 씨. 그는 어려운 지역민을 찾아가 내부모 내형제를 대하듯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봉사를 실천하려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