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미래로 한발한발 내딛는 단란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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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4.10.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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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법성면 최원택·이희숙씨 부부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법성면 화천리 들녘. 엊그제까지만 해도 한없이 푸르기만 하더니 이제는 제법 가을 냄새가 난다. 봄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가을에는 화려한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녘을 앞마당으로 둔 최원택·이희숙씨네가 부럽다.

현관문을 두드리자 하얀 꼬마숙녀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선생님은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귀엽게 묻는다. 올해 4살이 된 최원택·이희숙씨의 막내 딸 수민이는 처음 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안기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최원택(48)씨는 “여기서 살면 사람을 볼일이 많지 않으니까 그러는 것 같아요. 주변에 사는 사람도 없고 친구를 만나기도 힘드니까요”라며 아이가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아들 둘, 딸 둘 무려 4남매를 키우는 부부는 귀농을 하고 막내 수민이를 낳았다.


이곳 법성면 법성리가 고향인 아내 이희숙씨 친정아버지의 상을 치른 후 갑작스럽게 결정된 귀농이었다.
희숙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엄마가 혼자 남게 돼서 제가 남편을 꼬셨죠”라고 웃는다.
20년 넘게 생활하며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던 경기도 안산을 떠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부친상 후 친정어머니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항상 바쁜 엄마로 살았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귀농결심을 굳혔다.

쉽지만은 않은 농부로서의 삶
희숙씨는 “결혼하고 10년 만에 어렵게 아이들을 얻었는데 가게 일을 핑계로 잘 놀아주지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귀농했는데 여기서도 시간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고 머리를 긁적인다.
부부는 벼, 고추농사를 짓는 한편 한우도 25마리나 사육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귀농한 후 농사를 잘 몰라 어려움에 부딪히곤 했는데 이들 부부는 옆에 사는 친청어머니와 함께 귀농한 남동생 덕분에 큰 시행착오는 없었다고.

희숙씨는 “엄마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우리도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배운 것을 알려드리기도 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매월 정기적인 수입이 들어오던 직장생활과는 달리 1년에 크게 3~4차례에만 수익이 생기니 여기서 오는 어려움도 크다. 더군다나 4남매를 교육시켜야 하는 부부에게 농사로 생계를 꾸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남편 원택씨는 “올해는 손해만 나지 않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기점으로 매년 나아지지 않겠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슈퍼푸드로 틈새시장 노린다
부부는 벼나 고추농사 등으로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면 키노아, 귀리 등과 같은 슈퍼푸드를 재배할 계획이다. 이 곡물들이 사람의 몸에 좋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섣불리 도전하기보다는 씨앗 구입부터 재배방법 등을 먼저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남편 원택씨의 생각이다.
원택씨는 “많은 사람들이 재배하는 농산물보다는 키노아나 귀리 등과 같은 완전식품에 도전해 틈새시장을 노려볼 계획이다”며 “지금 인터넷이나 책 등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공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농부로서 새삶의꿈을 밝혔다.
녹록치 않은 시골생활에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최원택·이희숙씨네 가족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