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영광상사화축제 시·수필 인터넷 공모전 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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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4.10.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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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바우고 바우다 못 바와
이성수 / 광주광역시 서구

참사랑 핑크로 피려 봄부터 바우다
그 사랑 여름 내내 달아올라서 저리도 빨갛지
여름 홀랑 가도록 흙속에서 바우고 바우다
밭아질 대로 밭아진 사랑이라서 저리도 빨갛지

가을마저 떨구려니 바우고 바우다 못 바와
얼떨결에 내민 얼굴 저리도 빨갛지
가고 없는 이파리 소식에 조금만 더 서두를 걸
바우고 바우다 놓치고 속이 아려 저리 빨갛지

참사랑 이파리로 살짝 가림
불긋불긋 파릇파릇 구색이 오죽 좋으련
넌 꽃대만 오롯이 얼굴 받쳐 들고 서서
뉘 볼세라 무장 열없어서 저리도 빨갛지

사랑으로 달아오른 어느 얼굴이
끓어 넘치는 사랑 아니라서 아니 빨가련
불붙어 새빨간 청춘 어느 사랑이
절절 아니 끓어 아니 빨가련

사랑할 수록 청아한 이파리로 감싸 두를 걸
바우고 바우다 꽃이 지고서야 뒷북치려 나오련
한울님 내리신 죄업이 예 있어
천년만년 못 이룰 사랑 상사화이런가

초가을 무서리에 허무하게 스러지는 사랑
그 사랑 모태 짝사랑 천년만년 짝사랑
바우고 바우다 못 바와 가을 끝물에
활활 불붙은 단풍도 본받아 저리 빨갛지


우수상 -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전두례 / 영광읍

그리움으로 건너오는 그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미치도록 그립다 그리워
붉어터진 망울
한껏, 멋 부려 보렵니다.

연두빛 스카프
목에 두르고
벙글어가는 연정으로
슬어오는 애젊음,
구슬꿰어 슬근 말아
떨새로 날아 앉는다.

파르르 떨리는 가슴
억겁으로 달래며
모닥거린사랑 댕강 안고
그대, 만나러 갑니다.
떨새
1. 족두리나 큰비녀 따위에 다는 장식의 하나
2. 매우 가는 온실로 용수철처럼 만들고 그 위에 나는 새 모양을 만들어 붙여 흔들리면 발발 떨게 돼 있다.

 


우수상 - 상사화
유주영 / 부산광역시 동구

그리움이라 말 하지 마소
사슴보다 더 슬픈 모가지로
외마디 비명처럼 허공에 뜨니
나를 두고
목 멘 그리움이라 말하지 마소

천년이라 말 하지 마소
어제 같은 억겁의 세월을
마디마디 이어가며
옹이조차 눈물로 삼키나니
오늘을 두고
사무친 천년이라 말하지 마소

사랑이라 말 하지도 마소
태양보다 더 뜨겁게 사랑하였다네
긴 속눈썹 파르르 눈물로 지며
다음생엔 그리움도 잊은 듯
무념無念의 홀잎으로 태어나리니
이런 날 두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말하지 마소

또 다시 천년을 산다해도
오늘처럼 사랑할 테요
나비조차 모르도록
나 혼자만 사랑을 할 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