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좋기로 소문난 역도 기대주
힘 좋기로 소문난 역도 기대주
  • 영광21
  • 승인 2014.10.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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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장애인체육대회 역도선수 이형록씨

전라남도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영광군선수단은 종합 9위라는 좋은 성적을 갖고 돌아왔다.
한계를 극복한 선수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역도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던 역도기대주 이형록(41)씨는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올해로 3년째 대회에 출전하며 금메달, 은메달 등 좋은 기록만 내왔던 터라 아쉬움도 컸다.
대회를 마치고 영광군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 났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에 연습을 많이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묘량면 삼효리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이씨는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힘이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이씨는 “어려서부터 일할 때 어른들께서 저를 보고 힘이 세다는 소리를 많이 했다”고 해맑게 웃는다.
그런 그가 역도를 시작한 것은 장애인선수단의 역도종목 지도를 맡은 황우선 감독의 눈에 띄면서 부터다. 황우선 감독의 지도로 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첫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1개씩 획득했고 작년에도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고.
황우선 감독은 “우리 형록씨가 힘도 좋고 잘하는데 이번에는 아쉽게 메달을 못 땄다”고 오히려 이씨보다 더욱 아쉬워했다.
이씨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해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냐”고 웃는다.
3년전 생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은메달에 그치면서 울어버렸던 그다. 불과 3년전 일인데 올해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도 웃는 그는 제법 의젓해져 있었다.
내년에는 메달획득에 자신이 있냐는 물음에 “내년에는 연습을 많이 할 생각이다”라고 웃는 이형록씨는 자신의 실수를 되돌아보고 상대의 승리를 인정해 주는 법을 아는 진정한 스포츠인이 돼 가고 있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