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마을이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사람들!
외로운 마을이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사람들!
  • 영광21
  • 승인 2014.10.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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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경로당<백수읍>

경치 좋기로 유명한 백수해안도로에서 조금 들어가니 누런 들판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덕산경로당(회장 조기현 사진) 건물이 홀로 서있다. 대한노인회 소속으로 지은지 20여년이 된 덕산경로당은 35여명의 어르신들의 작은 쉼터가 되고 있다.

덕산경로당은 매정마을과 덕산마을로 나눠진 백수읍 대신2리의 특성상 거리가 조금 먼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한번 오려면 먼 길을 와야 한다고 한다. 덕분에(?) 한번 오면 가까운 마을 어르신들이 손님대접을 톡톡히 해줘서 “대접받고 간다”며 활짝 웃는다.

“벼는 아직 쫌 있어야헌디 콩이랑 고추 깨도 털어야 하고 또 우리 마을은 기장농사를 벼농사보다 많이 하기 때문에 요즘이 딱 농번기로 많이 바쁘당게~”라며 경로당 앞에 기장밭이 가득한 광경을 가리킨다.
“쫌만 나가믄 해안가여서 농번기가 끝나믄 낚시도 해서 매운탕도 끓여먹고 해안가에 나가서 고기도 꾸어먹고 재밌지.

지금은 숭어철이 끝나고 망둥어낚시만 가끔 하고 있지. 마음만은 즐겁고 풍요로워”라며 서로 웃는다.
요즘은 농번기라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만 함께 하는데 겨울에는 저녁도 다 함께 만들어 먹는다. 또 경로당에 있는 노래방기계로 여럿이 번갈아가며 노래도 부르곤 해 다른 마을과 거리가 먼 외진 곳이지만 적적하지 않고 즐겁다고.

그러나 덕산경로당은 백수읍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른 경로당처럼 요가나 체조와 같은 건강프로그램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뿐인 운동기구도 고장이 나서 사용을 못하니 유일한 낙인 노래방기계로 적적함을 달랠 뿐이다.

그나마 다행히 경로당 초입에 보건소가 있어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엔 1주일에 2~3일만 진료를 봐줬는데 지금은 매일 진료를 봐주니 어깨만 아파도 파스를 붙이러 간다”며 보건소 자랑을 늘어놓는 어르신들. 보건소가 마을 어르신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덕산경로당은 군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은 마을 어르신들이 모아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한 어르신은 “경로당이 지은지 오래돼서 화장실도 타일이 다 떨어져 나가서 불편한디 수리하려면 비용도 들고 해서 그냥 쓰고 있어 기회가 돼서 고치면 좋지”라며 껄껄 웃는다.
다른 마을로부터 떨어진 거리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하고 다양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언제나 이웃간의 정만은 넘치는 덕산경로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