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무관심이 야속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무관심이 야속해”
  • 영광21
  • 승인 2014.10.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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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신어르신 / 전통농요 선소리꾼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참으로 대단한 것 같아. 춥고 배고프던 시절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노래를 부를 생각을 하다니. 참말로 일을 하면서 노래를 한께 힘도 덜 들고 배도 덜 고프더란 말이지. 근데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굴비를 잡을 때나 소금을 구울 때나 똑같아. 그래서 우리 영광에는 칠산어장놀이도 있고 소금 만들 때 부르는 노래도 다 있지.”

수십년째 선소리꾼으로 영광지역의 다양한 농요를 재현하고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묘량면 운당리의 이중신(72) 어르신의 말소리에는 구성진 가락이 실려 있는 듯하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도 특유의 입담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풀어낸다.
이 어르신은 “선소리꾼이 뭣이냐면 내가 ‘한포기 두포기 모를 심세~’라고 하면 그 뒤에 사람들이 ‘에헤라 에혀~’라고 후렴구를 붙여. 근께 소리를 이끌어가는 사람이제”라고 설명한다.
이 어르신은 선소리꾼으로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로 4~5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이끌어 가야하니 대회가 다가올수록 더욱 긴장됐다고. 이 어르신이 박자나 소리를 잊으면 그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이 돼 버릴 수 있어책임감이 크다.

이 어르신은 “내가 박자를 놓치면 큰일 나. 그래서 더 신경쓰고 많이 공부하지”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은상 수상에 그쳐 아쉬움이 크다고. 여러차례 전남도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했지만 대통령상을 받지 못한 것이 마음의 한이다.
이 어르신이 이토록 대통령상을 받고 싶어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영광지역의 다양한 농요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재현해 그 맥을 이어가게 하고 싶어서다.


이 어르신은 “이번에 대통령상을 받으면 전수관을 지어서 젊은 사람들한테 교육을 하고 맥을 이어가게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서 정말 마음이 아파”라고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땅한 연습장소가 없어서 야외에서 연습을 하다 비를 피해 미처 연습을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어렵게 장소를 빌렸어도 쫓겨날까 노심초사 마음을 졸이면서 연습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 어르신은 “우리 영광군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해. 문화가 발전하는 것은 당장 눈앞에 성과는 없을지 몰라도 100년 200년을 앞서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너무 등한시하는 것이 문제야. 우리들이 영광군의 대표 농요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아프게 고생하는 것인디 무관심이 너무 야속해”라며 아쉬워했다.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것도 좋지만 있는 것을 지켜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중신 어르신의 말처럼 당장의 눈앞에 이익보다는 영광군의 먼 미래까지 살찌울 수 있는 문화정책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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