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를 하느라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불갑산상사화축제를 다녀와 개선돼야 할 점 몇 가지가 눈에 띄어 여기에 몇 자 적고자 한다.
높고 푸른 하늘, 쾌청한 날씨, 불갑사 일대에는 꽃과 사람이 반반이라고 할 만큼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불갑산상사화축제가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방문객은 50여만명, 찾아온 차량은 무려 15만여대로 그동안 관내 행사로는 이처럼 대규모 잔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토록 많은 진입차량의 통행과 주차시설 그리고 교통관리가 원활하지 못해 일부 방문객들은 많은 불편을 겪었고 불평에 이어 결국 짜증까지 서슴지 않는 심각한 상황은 많은 아쉬움과 뉘우침을 갖게 하는 행사였다고나 할까?
더욱이 행사현장에 진입할 때도 이렇게 어렵고 힘든데 되돌아 올 때도 마찬가지로 고생스러울 것이라고 은근히 걱정을 놓지 않는 방문객들의 메아리 없는 하소연 역시 우리로서는 귀담아 들어볼 대목이었다.
영광군에서는 축제기간 진입차량의 원활한 통행 또 제대로 갖추지 못한 주차시설 등을 고려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시행했지만 너무 많이 밀려드는 차량과 사람 때문에 방문객들의 불편과 공연히 허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그런 상황은 결코 아닌 듯 싶었다.
행사장을 진입할 때는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쪽으로 가는 길은 선들에서 통제가 되고 있어서 불갑면소재지를 거쳐서 갈 수밖에 없었고 그것도 내산서원 주차장 또는 불갑초등학교 교정에 타고 가던 자가용을 주차해놓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가능하다면 도보로 가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막상 40여분을 기다려도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서 많은 방문객들이 불편과 고달픔을 무릅쓰고 걸어서 가기도 했다. 소재지에서 행사장까지는 3㎞가 넘는 거리. 시간적으로는 4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라서 우리로서는 외지 방문객에 대해 무엇인가 잘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량 앞 유리에 ‘행사차량’이라고 붙여진 자가용은 무조건 통과시키고 있는데 사실 행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얌체후배 한사람도 그렇게 통과하는걸 보면서 정말 아쉽고 또 얄미운 생각마저 들었다.
한편 주차문제도 정말 심각했다. 불갑면 방마리, 금계리 일대의 공한지는 물론 도로변 주택마당에도 3~4대 내지 5~6대의 크고 작은 자가용이 어김없이 세워져 있는걸 보면서 무엇인가 다급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축제현장 진입도로는 정체가 너무 심해 버스는 반대차로로 역주행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지만 자신의 차로를 가고자 하는 운전자로서는 정말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더욱이 그렇게 운행하는 버스 중간에는 얌체족의 승용차나 승합차가 운행되고 있어도 단속이나 유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거듭되는 말이지만 불갑면 모악리, 금계리, 방마리 일대는 일단 수용한계를 넘어선 많은 차량의 진입과 부족한 주차시설, 그리고 합리적인 교통관리의 미숙 등이 엄청난 불편과 시간낭비로 방문객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현장상황이 돼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사항은 교통관리요원으로 학생이나 지역주민들을 1일 용역으로 활용한 것 같은데 이들 대다수가 교통관리에 경험이 별로 없어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방문객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우리 영광의 이미지 홍보와 평가에 부담스런 대목이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도 1일 용역을 고용할 경우 사전 교통지도와 유도요령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건의함과 아울러 다음기회를 위해 꼭 새겨둬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해두고 싶다.
외부상인 배제 등 질서있는 축제
그런데 최근 전국적으로 관광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지역마다 계절마다 축제 일색인데 이번 우리 영광의 상사화축제는 행사기간 연극공연을 비롯해 전국노래자랑, 서예, 수석, 분재 그리고 시화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프로그램이 진행돼 정말 알뜰하고 자랑스러운 일정이었지만 너무 많은 차량과 사람 때문에 볼거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친 방문객도 상당수 있었다고 해 참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뿐이다.
반면에 돈벌이에 급급한 외부상인들을 가급적 배제하고 지역주민들이 적극 참여한 가운데 음식물 판매와 체험부스 등을 운영함으로써 비교적 질서있고 규모있는 분위기에서 축제가 진행될 수 있어서 정말 바람직했다는 긍정적 평가여론이 우세하다. 이런 잘된 점은 앞으로도 계속 권장하고 시행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불갑사 진입로 문제는 광주권과 전남 동부권 방문객이 보다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묘량면 삼학검문소 앞에서 노랑메를 넘어서 올 수 있게 4차로 개설을 비롯한 불갑면소재지에서도 불갑사까지 4차로 확·포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주차장도 사장메에서 앵곡사이 적당한 위치에 보다 넓은 면적을 확보해 현대식 주차시설을 갖췄으면 하는데 미처 확인되지 않은 전언이지만 충분한 주차시설을 위해 몇년전 이를 중앙에 승인 신청을 했는데도 문체부에서 불가결정이 내려졌다고 하니 현지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조치라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서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불갑면 방마리, 금계리 일대 공한지에 7~8개 내지 10여개소의 모정각도 설치해 피곤함에 시달리는 방문객들이 잠시나마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의 확보가 빠지지 않고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다가 행사장을 걸어서 가는 서울과 대전에서 왔다는 50대 중반의 부부 방문객과 또 광주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온 30대 후반쯤의 아주머니 그리고 그의 친구로 보이는 젊은 여인의 불평과 지탄의 이야기는 여기에 적고 싶지 않지만 관계자들은 이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필자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사항을 나름대로 적은 것이니 충분히 참고했으면 한다.
정 병 희 위원
홍농읍 주민자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