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돕는 함께 사는 세상이 되길”
“어려운 이웃 돕는 함께 사는 세상이 되길”
  • 영광21
  • 승인 2014.11.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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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철기 / 나라전력 대표

영광읍에서 전기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나라전력>을 운영하는 은철기(59)씨는 올해도 수년째 직접 농사지은 쌀을 군서면사무소에 기탁했다.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20㎏짜리 쌀을 적게는 적게는 10포, 많게는 30포까지 “어려운 사람에게 전해달라”며 면사무소에 기탁하기 시작한지 15년째.
많은 양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일이 아니라 몰래몰래 해오던 선행은 지난 2008년 “좋은 일은 알려야 한다”는 군서면사무소 직원에 의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냥 있는 논에서 농사를 지어서 조금씩 나눠먹자고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많이 알려져서 창피하고만요”이라고 선한 미소를 짓는 은철기씨.
군서면 만금리가 고향인 그는 전력회사를 운영하면서 군서에 있는 4,000여평의 논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면사무소에 쌀을 기탁하게 된 것은 쌀 한포대의 고마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에게도 어렵고 힘들던 시절이 있었다.

은씨는 “아픈 동생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논을 모두 팔아 밭에서 벼농사를 지어 먹던 시절 5촌 당숙께서 논에서 수확한 쌀 한가마니를 주셨는데 그때 얼마나 고맙고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쌀 한포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어려운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마침 밭이 경지정리를 통해 논이 되면서 그해부터 수확한 쌀을 면사무소에 기탁했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지 않은 쌀일 수도 있지만 농부에게는 직접 농사지은 쌀을 선뜻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은씨는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나눠먹는다는 생각으로 10년 넘게 남몰래 선행을 해왔다. 그의 이러한 선행이 알려지자 쌀을 받아 온 사람들로부터 고맙다는 전화와 인사가 쏟아졌다.
은씨는 “군서면사무소에서 쌀을 전달받은 분들이 고맙다고 전화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나면 ‘자네 덕분에 잘 먹었네’라고 인사를 받곤 한다”며 “생색내려고 한 일이 아닌데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얼마나 창피한줄 모른다”고 쑥스럽게 웃는다.

지난해부터는 군서에 집을 짓고 쌀뿐만 아니라 콩이나 고구마농사도 조금씩 하기 시작한 그는 “우리는 무엇이든지 나눠먹는 것을 좋아해요. 나보다 우리 집사람이 더 손이 커서 어떤 땐 ‘나 먹을 것도 안 남겨놓고 싹 다 줬냐’고 말하기도 하니까요. 받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크다고요”라고 웃는다.

지금도 누군가를 위해 큰돈을 기탁할 만큼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직접 농사짓는 쌀이기에 적게나마 나눌 수 있는 것이 기쁘다는 은철기씨는 “밥만 먹고 살면 되지. 더 많이 가지면 뭘 해요. 돌아갈 때 싸가지고 갈 것도 아니고”라고 무심한 듯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것도 나누는 일에 인색한 요즘 세상에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우리 사회가 나보다 조금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고 도우면서 함께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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