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유권중 / 굴비골 청보리한우 영농조합법인 정책부회장
요즘 농업, 농촌은 희망적이기보다는 절망적인 면이 많아 보인다. WTO/DDA협상, 세계각국과의 FTA추진, 쌀 재협상, 추곡수매제 폐지 등 우리네 농민들은 어디까지 내몰릴지 불안하
기만 하다. 정성들여 가꾼 무 배추를 갈아 업고 농기계를 반납하겠다고 거리로 나와 목이 터져라 울분을 터트린다. 그러나 언제까지 절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사람은 먹지 않고 살수 없듯이 인간이 존재하는 한 농업은 존재할 것이다. 자신이 경영(사육, 재배)하고 있는 업종에 전문가가 돼 세계최고가 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차별화 된 상품 위한 첫 출발
지난 7일 한우사육농가에게는 한 획을 긋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기존의 한우고기가 아닌 차별화 된 상품(브랜드)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첫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영광군내 한우 사육농가수는 1300여 농가에 9000여두가 사육되고 있다. 전업농보다는 소규모 부업농이 많고 종자도 다르고 사양방식도 다르며 기술수준 또한 낙후돼 있다.
이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어 낼 것이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10여 차례의 선진지 견학과 교육, 여러차례의 협의회 과정을 통해 종축개량과 미생물 발효사료를 이용한 차별화 된 친환경 쇠고기를 생산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뜻을 같이한 57농가가 8천7백만원의 출자금을 조성해 첫 출발을 했다.
연말까지 80농가에 1억 2천만원의 출자금 조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위생적이면서 균일한 고품질의 쇠고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균일한 고품질의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통 즉 종자통일 사료통일 사양관리통일을 이뤄야 한다.
종축개량은 평생을 두고 추진해야 되지만 우선적으로 2∼3년간은 개량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육종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우수한 종빈우를 선발하고 우수한 종모우로 계획 교배해 후대검정 기록과 관리, 평가를 통해 선발과 도태를 함으로써 자타가 공인하는 암소 핵군을 조성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송아지브랜드부터 만들어 내고자 한다. 이렇게 하면 80%는 성공하는 것이다.
·사료자급 여러 절감효과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공급을 하려면 규모화 또한 필수다. 일본의 유명한 브랜드 마쓰사카 비프의 조직을 보면 120농가로 구성돼 있는데 5∼10두 사육농가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와 흡사하다. 우리는 10두 농가는 20두로 20두 농가는 40두로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
면 소득도 2배 3배 증대 될 것이다. 사료통일은 완전발효사료(TMF)공장을 설립해 농업부
산물 식품부산물 청보리 등에 미생물을 접종해 발효시켜 공급하고자 한다. 일본은 식품부산물의 90%를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이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료곡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축산업이 종종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농업부산물을 이용한 발효사료를 이용하면 70%이상 국내에서 저렴한 원료를 자급해 국제 의존도를 낮추고 저렴한 기능성 사료를 생산 이용해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 친환경 고급육 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청보리의 안정적인 수요 확보로 경종농가의 소득보전도 이뤄진다. 또 발효사료를 이용하면 악취가 없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파리 모기 등 해충감소, 사료효율향상, 사료비절감, 생산성향상 등을 이룰 수 있다.
·인센티브 지급 등 다양한 지원
2005년 1월중 사무실을 개설하고 전문 컨설턴트를 활용해 예방접종, 거세, 체중측정, 사료급여 프로그램제시, 육질진단, 헬퍼, 수태율 향상, 송아지 육성율 제고 등을 통해 실질적인 농가소득을 이루고자 한다. 경기 안성 맞춤 한우에서는 두당 3만원의 자조금을 갹출해 지도원 6명을 고용 농가 관리를 하고 있다. 개군한우는 삼성프라자에서 생산자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데 육질 등급에 따라 5∼7%로의 인센티브를 지급받고 사료 공동구매, 구매선급금, 운영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다.
·청보리한우 세계최고 브랜드로
우리는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 100배 노력해 이 모든 것을 이뤘을때 그 효과는 엄청나다. 종축개량을 통해 얻어지는 부가가치 20∼30만원, 번식기간 단축을 통해 30만원, 발효사료 이용으로 30%의 사료비 절감 인센티브 40만원 등 두당 추가소득이 100만원은 족히 되리라고 본다.
영광군 전체 한우가 브랜드에 참여한다면 연간 1백억원의 추가소득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의지도 대단하다. 농림부에서는 2013년까지 축산물 유통의 50% 이상을 브랜드육이 담당하도록 브랜드 육성에 개소당 100억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영광군에서도 60∼100억까지 지원되는 지역농업 클러스터 품목을 청보리한우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지원받을 주체가 없다면 말이나 되겠는가. 이 모든 사업은 예전의 나눠주기식 지원이 아닌 공모에 의한 선택과 집중에 의해 지원된다. 영광의 1300여 한우 농가여! 모두가 하나돼 청보리한우가 세계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다. 모두가 뜻을 같이하고 매진할 때 그 시기는 앞당겨지리라. 우리농민도 획기적인 소득증대로 인간다운 삶, 풍요로운 삶,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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