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훨씬 더 커요”
“내가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훨씬 더 커요”
  • 영광21
  • 승인 2014.11.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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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자 <특수교육 실무사>

늦은 가을 고요한 백수초등학교동분교장의 운동장이 쓸쓸하게 느껴지려던 순간 까르르 웃으며 뛰어오는 아이들이 쌀쌀한 날씨를 푸근하게 한다.
“선생님 어디서 오셨어요? 처음보는 이도 ‘선생님’이라 부르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묻는 아이들을 따라 교실로 들어서니 안명자(55)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특수교육 실무사로 일하는 안명자씨. 광주에서 거주하지만 특수교육 실무사로 영광과 인연을 맺은지도 어느새 7년이 다 됐다.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특수교육 실무사는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의 학습지원, 학교행사 지원, 급식지원, 환경지원, 생활습관지원, 통학지원까지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의 학교생활을 돕는 일을 한다.
즉 엄마처럼 살피고 돌보는 방과후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던 그녀도 특수교육 대상아동들과 첫 만남은 꽤 어려웠다.

안씨는 “평소 특수교육 대상아동들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실무사로 일하고 처음 3년 동안은 학교에 오면 ‘그만둬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공부를 시키고 밥을 먹이고 함께 놀아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찾고 마음가짐이 달라지며 그녀도 그만큼 성장했다.

안씨는 “처음 맡은 학생이 중증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었는데 말도 못하고 의사표현도 잘 못했어요. 그런데 6년 동안 조금씩 변하더니 졸업할 때는 어떤 것이 좋고 싫은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됐죠. 그 아이가 졸업하던 날 얼마나 뿌듯했다고요”라고 회상했다.
이따금씩 언어치료교사를 통해 전해들은 아이의 소식은 더없이 반갑고 자랑스럽다.
중증지적장애 아동이 달라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옆에서 지켜본 학교에서의 특수교육이 아동을 더 좋아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오히려 특수교육 실무사로 일하면서 돌려받는 사랑이 많다”고 말한다.

안씨는 “받은 사랑을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일했는데 내가 받는 사랑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아이들을 만나면서 교육은 위대하다는 말을 깨닫고 배워가고 있는 중이예요”라고 웃는다.
그녀가 특수교육 실무사로 일하며 아이들을 대할 때 하는 것은 오직 있는 그대로, 아이 그 자체로 바라봐 주는 것이다.
더 나아지길 바라지 않고 다른 아이와 다른 것을 탓하지 않으며 묵묵히 보살피고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응원이 아닐까. 특수교육 대상아동을 대하는 그녀의 응원이 참 따뜻하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