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부자들만의 잔치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부자들만의 잔치
  • 영광21
  • 승인 2014.11.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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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금융실명제법 시행을 앞두고 일부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불법 차명거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고 하자 서둘러 현금을 인출하거나 자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금융사에는 고객들의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은행에서는 가족이나 타인 명의로 만들어둔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자산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돈을 빼낸 후에 5만원권 현금이나 귀금속, 미술품 등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자산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선의의 차명계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과민하게 반응해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경우에 10억원 이상 돈을 맡긴 고액예금자의 예금 총액이 지난 4월말에 7조6,000억원이었다. 그러나 10월말에는 6,000억원이나 줄었다. 신한은행에서도 고액예금이 마찬가지로 현격하게 감소했다. 1㎏에 5,000만원 정도인 골드바의 판매는 크게 늘어났다. 지난 1월 68㎏이었던 판매량이 10월에는 132㎏까지 증가했다.
지금까지 가명이나 허명을 이용한 금융거래는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차명거래에는 처벌조항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조세회피나 자금세탁 등을 위해서 차명거래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불법자금을 처벌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겠다는 것이 근본취지다.

따라서 금융권에서 인출된 자금이 금고에 묻히거나 음성화되면 이런 취지가 무색해질까 우려되고 있다. 시행과정에서 취지와 다른 허점이 발견되면 즉각 보완해서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하겠다. 또 과도한 불안심리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할 것이다.
금융실명제 강화를 앞두고 부자들의 뭉칫돈이 움직이고 있다. 은행예금에서 돈을 빼내 비과세보험, 금, 미술품, 현금 등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자산이나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완연하다. 부자들의 재테크가 세금이 없는 쪽으로 중심이 떠오르는 분위기다.

저금리 추세로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서민들의 입장에서 이렇다 할 뚜렷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 정기예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부자들이 돈을 맡긴 고액예금은 다른 추이를 보인다. 시중은행중 부자 고객수 1~3위를 차지하는 하나, 신한, 우리은행의 고액 예금 감소는 지난 5월 초 국회를 통과한 후 이달 29일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금융실명제 개정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명 금융계좌를 사실상 완전히 금지하고 이를 어길시 5년 이하 징역 등 형사처벌까지 받게 하는 강력한 금융실명제가 시행되면서 차명계좌나 가족간 분산계좌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세稅테크’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히는 비과세 보험이나 금, 은 등의 판매추이는 정기예금에서의 자금 이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1,000억원대 자산가인 A씨는 “까놓고 말해 부자들중 금고에 5만원권이나 수표, 골드바 등을 쌓아놓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에서 세무사로 있는 친구는 익명을 요구하며 정보를 주면서 “최근 고객들의 문의가 많은데 불안하면 아예 인출해서 현금이나 금 등 실물로 보유하라고 권한다”며 “실명제 강화 취지는 지하경제 양성화지만 과연 사람들이 그 취지대로 따를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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