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가 즐거운 우리는 백수 묘동마을 삼총사”
“봉사가 즐거운 우리는 백수 묘동마을 삼총사”
  • 영광21
  • 승인 2014.12.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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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김희녀·정막동<백수어머니봉사대>

▲ 왼쪽부터 김희녀, 이희숙, 정막동씨
“우리 아들들이 엄마가 봉사를 받을 나이에 무슨 봉사를 하러 다니냐고 뭐라고 해. 근디 봉사하러 가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디. 몸이 아프다가도 봉사하러 간다하면 괜찮아져브러~”
이희숙·김희녀·정막동씨는 서로 맞장구를 치며 배꼽을 잡았다.
묘동마을 삼총사라 불리는 그녀들의 평균나이는 65세. 왕언니 이희숙씨는 68세, 둘째 언니 김희녀씨는 67세, 막내 정막동씨는 60세로 그녀들이 활동하는 백수어머니봉사대에서도 나이가 많은 축에 든다.
스스로 자신을 백수어머니봉사대의 왕초라고 소개하는 이희숙씨는 “우리 회원들에게 나이 먹었다고 쫓아내지만 말아달라고 말한다”고 넉살좋게 웃었다.

묘동마을 삼총사는 백수읍 대전리 묘동마을에서 살며 언제나 셋이 함께 봉사에 참여하고 한몸처럼 붙어 다녀 주변에서 붙여준 애칭이다. 그 별명처럼 봉사가 있는 날이면 서로 연락해 봉사에 참여하고 봉사현장에서도 죽이 척척 맞는다.
삼총사가 백수어머니봉사대에서 활동하게 된 것은 왕언니 이씨가 다른 두사람에게 “함께 봉사해보자”고 제안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어르신 이·미용봉사, 김장김치 나눔봉사, 떡국 대접봉사, 목욕봉사, 다문화여성 친정보내기 등 숱한 봉사를 함께 해 왔다.

막동씨는 “우리 것을 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라고 활짝 웃는다.
그녀는 수십년간 살아오면서 창피해했던 ‘막동’이라는 자신의 이름도 봉사를 하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회갑이 가까운 막동씨에게, 회갑을 훌쩍 넘긴 희숙씨와 희녀씨에게 봉사는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자신의 인생을 다시 살게 한 에너지가 되게 한 것.
병원이나 어딜 가더라도 자신의 이름이 창피해 말하기 힘들어했다는 막동씨는 “우리 회원들이 ‘막동이 언니’라고 불러줄 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고 즐거워했다.
둘째언니 희녀씨는 “우리가 봉사할 수 있는 것은 아저씨들의 응원 덕분이다. 낼모레부터 3일 동안 김장을 담가야하는데 바깥양반 밥걱정을 하니 ‘점심 한끼 못해 먹것는가’라며 걱정말라고 하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왕언니도 “우리가 봉사를 하고 싶어도 이영임 회장이 잘 끌어주지 않았다면 못했을거여. 다 이 회장 덕분이여”라고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인사를 건넸다.
영광군자원봉사대상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차지한 백수어머니봉사대.
“큰 상을 받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 묘동마을 삼총사가 이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