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농사 끝났으니 이제 사랑방에서 놀아봐야지”
“한 해 농사 끝났으니 이제 사랑방에서 놀아봐야지”
  • 영광21
  • 승인 2014.12.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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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경로당<불갑면>

지난 11월27일 불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개최된 <불갑면 어르신 위안잔치>는 한해를 마무리 하는 어르신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불갑면번영회와 청년회에서 준비한 다양한 공연과 푸짐한 선물로 행사장을 찾은 어르신들은 어깨춤을 들썩이며 맛있는 식사도 함께 나눴다.
불갑면 안맹리 맹자경로당(회장 김판성) 어르신들도 삼삼오오 짝을 이뤄 행사를 즐기며 마을의 우애를 다졌다.

불갑면사무소 뒤쪽에 위치한 맹자경로당은 마을로 올라가는 입구가 경사가 큰 언덕이라서 어르신들의 주의가 더욱 필요해 보였다. 경로당을 찾은 날도 많은 눈이 내려 걱정했지만 이내 따뜻한 햇볕이 비춰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제 각 집마다 김장김치가 끝나고 오늘은 경로당에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다”며 “바로 담은 김치로 뜨끈뜨끈한 고기도 삶아 점심을 맛있게 먹었네. 겨울이 시작되니 좋네”라고 껄껄 웃는 맹자경로당 어르신들.

한 어르신은 “이제 올해 할 것은 다 했응께 눈이 많이 오나 적게 오나 큰 걱정거리는 없다”며 “죽는 날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이렇게 오순도순 사는 것이 큰 복이 아니겠냐”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마침 마을일을 논의하고자 함께 자리한 김영석 이장은 “맹자마을은 수은 강 항 선생이 현재의 맹자정 부근에서 책장사를 만나 책을 구경하는 척 하면서 맹자칠권 일질을 암송해 버리자 책장사가 신통하게 여겨 맹자 일질을 그냥 주려고 했으나 강 항 선생이 이를 거절해 맹자나무에 걸어 놓고 가버려 그때부터 마을이름을 맹자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맹자경로당은 맹자마을과 안정마을 어르신들이 여름철에는 무더위 쉼터로 겨울에는 따뜻한 사랑방으로 애용하며 마을화합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김판성 회장이 서울에 사는 자녀집 방문으로 장기간 부재인 상황에서 마을일을 꾸려가고 있는 한명자 부녀회장과 그녀의 바깥양반인 김윤섭 어르신의 수고스러움도 맹자경로당 어르신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마을의 최장수 어르신 나원님 어르신은 “우리 마을은 저기 아랫마을 안정마을에서도큰 길을 건너 여그까지 놀러 온당께. 내가 말이 좀 많기는 한디 우리 마을사람들은 다들 마음씨가 이뻐서 큰소리 없이 잘 지내고 있고 마을에 부녀회장 등 좀 더 젊은 아낙들이 수고스러운 것은 사실일 것이여”라며 칭찬을 대신한다.
부엌을 사이로 한쪽 방에는 온열기와 안마의자가 있어 편안한 휴식을 가지는 맹자경로당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겨울을 지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