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멋쟁이 전직 카레이서
농사짓는 멋쟁이 전직 카레이서
  • 영광21
  • 승인 2014.12.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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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군서면 이철우씨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해서 1980년대에는 자동차 정비와 튜닝을 섭렵하고 1990년대에는 1세대 카레이서로 거친 자동차 경주의 세계를 주름잡던 그가 어느 날 조용한 시골생활을 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바로 군남면 동월리에 사는 이철우(54)씨. 이씨는 한적한 귀농생활을 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의 권유로 고향인 군남면으로 2010년 돌아왔다.

귀농 결심하기 전 사전조사 필요
이씨는 귀농을 결심하고 나서 정착할 땅을 찾기 위해 1년 반 동안 홀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전북, 충북 등 한적한 동네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고 결국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의 권유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2년 동안 이씨는 홀로 귀농생활에 적응했다. 이씨가 어느 정도 귀농생활에 정착할 즈음 이씨의 아내도 군남면으로 내려왔다. 부부의 귀농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씨는 “가끔 귀농을 하면 정부에서 보조해준다고 하는 말에 혹해서 아무런 사전조사 없이 무작정 뛰어들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귀농을 도피처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몇몇 다녀가고 나면 마을 분위기가 흐려져요. 마을에 녹아드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마을 구성원들과 따로 떨어져 있다가 어느새 다른 곳으로 또 떠나버리니까요”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씨는 “귀농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 편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아요. 귀농을 할 때에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버려야 해요”라고 말했다.
또 “농촌이 어떻게 보면 도시랑 다른 생활권이잖아요. 농촌이라는 생활권에 이주하려면 거기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해요”라며 귀농을 하기에 앞서 초보 귀농인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이웃사람들과 나누는 재미있는 농사
그는 손수 축사를 지어 소, 염소, 닭 등의 가축을 기르며 주변 밭에는 고추, 콩 등의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씨는 “농사를 지으려면 그 농작물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해요. 키우는 가축에도 사랑을 듬뿍 줘야 하죠. 농작물이나 짐승을 가꾸면서 이것들이 잘 커주면 기분이 매우 좋아져요. 그만큼 내가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이라며 웃는다.
좋은 농작물을 수확하려면 그 만큼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씨의 농사철학이 담겨있는 조언이다. 그에게 농사란 농작물을 팔아 수익을 남기기보다는 농작물을 나눔으로써 이웃들과 돈독한 정을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키운 농작물들을 인터넷이나 시장 등에 팔기 위해 내놓기보다는 지인들과 나누는 식으로 조금씩 팔고 있어요. 물론 지인들과 나누다보니 농약을 칠 수가 없죠.”

벌써 귀농 4년차에 들어선 이씨는 지금도 열정을 가지고 배우는 자세로 농사에 임하고 있다.
처음 축사를 지었을 당시에는 3마리였던 소도 지금은 11마리로 늘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소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소를 키운다는 이철우씨.
“내년에는 조사료를 얻기 위해 벼농사에도 뛰어들 예정이다”며 웃는 이철우씨의 모습에서 진정한 농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유현주 인턴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