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필요해요”
“귀농인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필요해요”
  • 영광21
  • 승인 2015.01.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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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불갑면 신지식씨

6년 전 소를 키우고 싶단 생각에 귀농을 결심한 사람이 있다. 바로 불갑면에 사는 신지식(42)씨다. 어릴 적 광주에서 살며 아버지께서 닭, 돼지 등의 가축을 키우는 것을 보고 자란 그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소를 키우고자 귀농을 결심했다. 축사를 짓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고자 장흥, 화순 등지를 돌아다니던 그는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해 불갑면에 정착했다.
신지식씨는 “어릴 적에 아버지가 닭, 돼지를 키우셨어요. 아무래도 동물과 친숙한 게 있다 보니 가축을 키우기로 결정하기가 쉬웠죠”라며 “돼지보다는 소를 키우고 싶었어요. 귀농인의 최고 선망이 소 키우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웃는다.

축산업부터 농사까지 배워가는 농부
처음에는 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보니 어려웠다. 게다가 빨리 자라서 팔 수 있는 닭이나 돼지와는 달리 소는 키워서 팔기까지 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려 자금 순환이 더뎠다. 5년 정도 키우던 소 60마리를 지난해 다 판 그는 지인을 통해 축협에서 청보리한우를 위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축협을 통해 위탁우 130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는 소를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벼, 양파, 고추 등의 작물 농사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약간의 정보만 얻었을 뿐 노하우가 없던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도 그는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기 위해서다.

초보 귀농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신씨는 부지런한 귀농인이다. 그는 농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영암까지 농업교육을 받으러 간다. 영암까지 가는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그가 영암까지 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영광군에서도 농업인을 위한 교육을 여러 행정기관과 단체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1회성에 그쳐 정보를 상세하게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초보 귀농인에겐 교육이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신씨는 “귀농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 농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영광에서 하는 교육들은 단시간에 하려다보니 기초는 조금만하고 바로 중·고급 교육으로 넘어가요”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귀농을 결심한 사람들 대부분은 도시에서 내려와 농사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기존 농업인의 수준에 맞춰 교육을 실시하다 보니 신씨처럼 농사를 갓 시작한 사람들은 교육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귀농인들이 주변 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가며 먼 지역까지 농업교육을 다닌다.
신씨는 “농업교육의 취지는 정말 좋고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교육을 구성할 때 이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아주었으면 해요”라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초보 귀농인들은 재정적인 문제로도 어려움을 겪지만 시행착오로 인한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도 수 없이 겪고 있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시행이 필요하다.
유현주 인턴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