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라고 생각해요”
“시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라고 생각해요”
  • 영광21
  • 승인 2015.01.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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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행득<불갑면>

조 운 시인, 정태병 동화작가 등 다양한 문인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남도문학 1번지’라고도 불리는 영광군. 이러한 영광지역의 특색을 잘 살린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여성문인이 있다. 바로 불갑면에 사는 차행득(60)씨다. 그녀는 글쓰기도 열심이지만 영광문화원에서 여는 문학강좌, 동화구연강좌 등에 참여하는 등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도 보이고 있다.
“글을 쓰기까지 15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어요. 주부가 집안에서 1인 다역으로 활동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보니 글쓰기를 공부할 시간이 없었어요. 대신 틈나는 대로 책을 많이 읽었죠”라는 그녀는 “글쓰기 연습도 좋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라고 덧붙인다.

어릴 적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차행득씨는 차츰 나이를 먹으며 주변 일가족들의 죽음을 맞이하게 됐고 집안의 역사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가정주부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았지만 그녀는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책을 읽고 혼자 조용히 낙서하듯이 글을 습작했다.
평소 문학계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정형택 영광문화원장에게 글을 직접 배우고 싶었던 차행득씨는 우연한 기회에 정 원장을 만나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그녀에게 정형택 원장은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글쓰기수업을 권유한다.

뒤늦게 영광문화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글쟁이가 된 그녀는 문학의 꿈을 점점 더 키워나간다. 방송통신대학 국문과에 만학도로 들어가는 등 문학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는 그녀지만 그녀가 글쓰기를 배우기까지 쉬운 길만 있던 것은 아니다. 몇년전 급성폐렴으로 생사의 길을 오간 차행득씨는 아픈 와중에도 인터넷으로 글쓰기 강좌를 찾아서 듣는 등 글을 배우고자 다분히 노력했다고. 결국 그녀는 글을 배우겠단 욕심으로 병을 이겨낸다.
차행득씨는 “제가 몇년전에 아프다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까 인터넷으로 문학강좌를 들었어요. 원래는 수필을 썼는데 문학강좌를 통해 시를 알게 됐고 그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죠”라며 시의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된 계기를 밝힌다. 덧붙여 그녀는 “시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에요. 그렇지 않나요?”라며 웃는다.

그녀는 앞으로 지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토속적인 글과 독자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또 시집과 수필집을 내 그동안 노력했던 결실을 맛보고 싶다고. 평소 글을 쓰지 않을 때에도 때때로 떠오르는 감상을 글로 적어 이메일로 친구들과 나눈다는 그녀. 그녀가 쓴 시처럼 아름다운 그녀의 감수성은 오늘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유현주 인턴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