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인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정책을 바란다”
“귀농·귀촌인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정책을 바란다”
  • 영광21
  • 승인 2015.01.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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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백수읍 노영춘씨

 “처음에는 요양도 하고 농사도 지을 겸 왔는데 와보니까 동네에서 내가 제일 젊은 사람이더라고요. 노인회 총무도 맡고 동네 사람들이 맡긴 땅도 맡아서 농사를 짓고 이것저것 많은 활동을 하고 있죠”라고 웃는 귀농 3년차 노영춘(66)씨.

서울에서 식당을 하던 그는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귀농귀촌설명회를 듣고 귀농을 결심했다. 그가 귀농을 결심한데에는 작은아들의 권유도 있었다. 시골에서 편하게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15차례나 영광을 방문해 상황을 살펴봤고 마침내 백수읍 천정리에 정착했다. 고향은 여수이지만 초등학생때 이사와 유년시절의 거의 대부분을 보냈던 백수읍이 더욱 그리웠다. 52년 만에 어릴 적 자라왔던 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초보귀농인 농사에 뛰어들다
본격적으로 귀농에 뛰어든 그는 농사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어 무언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다. 열심히 교육을 받으며 농사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간 노영춘씨는 첫 수확을 하던 해인 2013년 뜻밖에 좋은 결실을 맺는다. 참깨, 고추, 서리태가 풍년이 든 것.
그에게서 야무진 농사꾼의 모습을 엿본 이웃들은 “내 밭도 해보겠는가”라며 하나둘 그에게 땅을 맡겼고 현재 그는 1만3,000평의 땅에 농사를 짓는 대농이 됐다.
그러나 농사가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고추, 콩, 양파, 벼 등을 심었지만 가뭄과 장마로 인해 고생이 많았다. 결국 얼마 못되는 작물을 수확한 그는 콩은 서울의 지인들과 나누기 위해 메주로, 양파는 양파즙으로 가공해 이웃과 나눴다.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친 그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한다.

귀농인이 정착하기 어려운 현실
노영춘씨처럼 노후를 시골에서 보내고자 귀농을 결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영광군의 귀농귀촌인 지원정책은 65세까지라는 나이제한이 있어 퇴직후 제2의 삶을 농촌에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주할만한 빈집이 별로 없어 귀농인들이 새로 땅을 구입해 집을 지으려면 부담이 크다고.
또 농사에 농기구를 활용하기 위해 농기구 자격증도 따고 교육도 받았지만 막상 농기구를 빌리기 위해 기술센터 임대사업소를 찾았을 땐 예약이 꽉 차 농기구를 빌릴 수 없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농기구를 빌리려 보면 예약이 꽉 차있어 빌릴 수가 없더라고요. 농기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빌릴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라고 말하는 노씨는 귀농인이 정착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토로한다.

“귀농·귀촌인들은 그들이 살던 곳에서 시골로 내려올 결심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해요. 이러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지자체의 몫이 아닐까요”라며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정책을 펼칠 때야 비로소 많은 귀농·귀촌인들이 영광군으로 이주해 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마을의 젊은이(?)로서 마을 변화를 꿈꾼다는 그는 오늘도 마을의 변화에 앞장서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을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그의 꿈은 한발짝 더 가까워지고 있다.
유현주 인턴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