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극진 - 환경미화요원
나는 올해로 6년째 환경미화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두 아이를 둔 38살의 가장이다. 처음 대마면에서 시작해 영광읍으로 전출받아 6개월째 근무를 하고 있다.그간 근무를 하며 겪었던 몇가지 이야기들을 글로 옮겨보고자 펜을 들었다. 영광읍에서는 하루에만 약 30톤 가까운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고 18명의 환경미화요원이 매일 도로변 청소와 각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내가 맡은 도로변구간은 남천리 사거리 일방로 시점부터 농협 창고까지인데 참 신기하게도 짝수일과 홀수일에 도로변에 버려지는 쓰레기양의 위치가 다르다. 알고보니 주차가 가능한쪽에서만 나오는 쓰레기가 많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했더니 먹다버린 과자봉지나 담배꽁초 심지어 여성용품까지도 주차된 차량 밑으로 살짝 버리고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많은 초·중·고생들이 다른 사람들의 불편이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거리낌 없이 남의 차량에 껌을 버리고 가기도하고 그냥 버리면 쓸어 담기라도 편할 종이를 왜 그리도 잘게 잘라 휙 하고 하늘로 날리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무어라 지적이라도 하면 코에서 이상한 바람소리 한번내고는 총총히 사리진다.
요즘은 환경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교육도 한다고 들었는데, 질서의식과 환경은 같이 가야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두번째 이야기는 매주 수요일은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날이다. 엄청난 양의 재활용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문제는 가정에서 분리가 거의 되지 않고 나오는데 있다.
병이며 종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고철 등을 한 봉지에 담아서 버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쌀자루나 까만 비닐봉지위에 종이 몇장 올려놓고 밑에는 생활 쓰레기까지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 초에는 고철이 부족하다고해 전국적으로 고철모으기 행사를 한 것을 기억 할 것이다. 국제유가는 날이 갈수록 올라 그에 따른 경제도 어려워만 가는데,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를 생활화 했으면 한다.
세번째 이야기는 우리지역은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이다 보니 발생되는 쓰레기를 소각을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는 가축사료로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소각하고 버린다는 것이다. 조그만 야산이나 도로변 공터는 소각된 쓰레기로 가득하고 산이나 하천에는 폐가전제품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수많은 물건들이 양심과 함께 버려진다.
또한 농?어촌에서 발생되는 폐비닐이나 농약병을 모으면 정말 큰 재산이 되지만 소각을 하거나 땅에 묻으면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환경에 크나큰 악영향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환경미화요원들의 고충을 몇가지 이야기 하고자한다. 우리들은 서너개씩의 크고 작은 흉터를 손이나 발에 가지고 있다. 원인은 깨진 유리나 칼에 입은 상처로 인해 생긴 것들인데 종량제 봉투위에 ‘유리주의 칼주의’ 라고 써놓거나 여러 겹으로 싸서 내놓으면 다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요즘 허리를 다쳐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환경미화요원들이 한번씩은 겪는 고통 이기도하고 매일 겪는 고통이기도하다. 요식업소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보기만 해도 겁이 날 정도다. 50ℓ종량제봉투에 물기도 빼지 않은 쓰레기를 가득 담다 못해 테이프로 입구를 붙여 내놓는데 그 무게가 자그마치 60Kg을 넘는 것들이 많다. 그걸 매일 청소차량에 들어 올리다보니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물기를 제거하고 20ℓ종량제봉투를 사용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아직도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이 많이 있다. 홍보도하고 지속적인 단속도 하지만 늦은 저녁 몰래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속 될만한 증거물들을 찾을 수가 없이 버려서 그냥 수거는 해가지만 양심까지도 함께 청소차에 버리지는 않았는지 생각을 해 보았으면 한다. 모두가 질서를 지키고 환경을 사랑하며 양심을 바로 세워 아름다운 영광가꾸기에 다같이 참여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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