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벗 삼아 나날이 행복해지는 우리가족”
“자연을 벗 삼아 나날이 행복해지는 우리가족”
  • 영광21
  • 승인 2015.02.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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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묘량면 이용윤·박정선씨

매일 반복되는 도시의 일상에 지쳐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에 고향으로 돌아온 지 어언 5년. 작고 어리던 아이들은 올해 8살, 6살인 장난꾸러기 꼬마로 자랐고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20여년을 지내다보니 농사에 대해 전혀 몰랐던 아내는 농사를 지으며 남편과 함께 진정한 농사꾼이 됐다.
묘량면 삼효리 효동마을에 새 둥지를 튼 이용윤·박정선씨 부부는 서울에서 만나 함께 도시생활을 하다 도시의 반복되는 일상이 질려 귀농을 결심했고 남편 이용윤씨의 고향인 묘량으로 오게 됐다. 이들 가족은 봄에는 산에서 아이들과 고사리를 캐고 겨울에는 땔감을 구하러 다니며 자연스레 자연 속으로 녹아들었다.

자유로운 시골생활 매력에 ‘퐁당’
처음 부부가 귀농할 곳을 묘량면 삼효리 효동마을로 정한 이유는 이곳이 남편 이씨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마을 인근에 있는 묘량중앙초등학교가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다. 고즈넉한 시골학교의 정취에 푹 빠져버린 부부는 이 학교에 아이들을 꼭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학교가 가까운 것도 좋지만 시골학교 특유의 분위기가 박정선씨의 마음에 쏙 들었다.
아내 박정선씨는 “명절 때 시골에 내려오면 제일 먼저 학교가 보이더라고요. 시골의 작은 학교의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말한다.


5년 전 귀농을 한 이들은 시골의 자유로운 생활에 푹 빠져버렸다. 비록 농사가 바쁜 시기에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농한기에는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도 바쁜 시기가 있었다. 재작년 이들이 집을 처음 지었을 때이다.
묘량면으로 이사해 이씨의 모친과 함께 살던 가족은 귀농 2년차에 전라남도 행복마을보조사업으로 한폭의 그림 같은 한옥을 짓게 됐다.
그러나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하고 새로 짓는 집에도 신경을 쓰다 보니 정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귀농 초기 초보농사꾼이었던 이들에게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2013년 남편 이용윤씨가 담배밭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비닐하우스로 옮겨 붙어 불이 크게 났던 것. 이 씨는 불을 끄기 위해 정신없이 움직였고 이마가 비닐하우스의 파이프에 부딪혀 크게 다쳤음에도 아픔도 모른 채 불을 끄기에 정신없었다고 한다. 불을 완전히 끄고 나서야 비로소 본인이 다쳤음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다.

좌충우돌 웃음소리 가득한 하루
자연 속에서 나날이 가족애를 꽃피워나가는 이들은 매년 직접 키운 배추를 절여 지인에게 판매하고 있다. 지인들 사이에서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이들의 절임배추는 이미 완판됐다.
이씨는 “도시에서는 한사람 한사람의 존재감이 작잖아요. 그런데 시골은 사람마다 각각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져서 좋아요”라며 웃는다.
아내 박정선씨는 “시골에 젊은 사람이 많이와 마을이나 학교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면 정말로 행복할거예요”라고 말한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벗 삼아 살며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는 이용윤·박정선씨 부부. 이들 가족의 사랑은 오늘도 갓 구운 군고구마의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유현주 인턴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