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행복해요”
“우리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삶이 행복해요”
  • 영광21
  • 승인 2015.03.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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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경 군남<경미용실> 대표

“오메, 저 사람이 그냥 봉사만 하간디. 집에 뭐라도 하나 생기면 오가는 사람들 다 갈라주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손님한테 서비스니까 그렇게 한다고 할껀디 저 사람은 안 그래. 백날 단골인 우리가 잘 알제.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이여.”
머리에 보자기를 둘러쓴 어르신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것뿐이랴. 끼니때가 되면 가게에 있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 내놓는다. 군남면 포천리에서 <경미용실>을 운영하는 주형경(64)씨를 향한 칭찬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6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자랑하는 멋쟁이 주형경씨는 “우리 미용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 아니고 다 내 식구들 같아. 그래서 같이 밥도 먹고 언니동생 하면서 사는 거지요”라고 방긋 웃는다.
그녀가 가위를 잡고 미용을 시작한지도 45년이 훌쩍 넘었다. 꿈 많던 군서처녀가 19살 어린나이에 서울로 올라가 미용기술을 배웠고 결혼한 뒤 남편의 고향인 군남으로 와 미용실을 차렸다. 그녀 인생의 8할은 가위와 함께였고 그녀에게 머리를 맡긴 군남지역 주민들과 함께였다.
그녀는 “젊었을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밀려드는 손님들로 쉴 틈이 없었어요. 그땐 생계를 위해서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머리를 만지고 그런 것들이 정말 재미있었으니까 했던 것 같아요”라고 회상한다.

젊은 시절 자식들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바쁘게 살았던 그녀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고부터는 지역의 노인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를 하고 있다. 기독신하병원과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 푸른동산 등으로 봉사를 다니기도 하고 군남지역에 있는 여산실버복지시설에서는 1달에 한번 어르신들을 위한 미용봉사를 펼치고 있다.
주씨는 “내 몸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커서 기분이 좋아요. 나를 기다려주는 분들도 많고 ‘복 많이 받아라’고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죠”라고 말한다.

그녀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편 미용봉사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생계를 꾸린다는 부담을 던 지금 오로지 즐거운 일을 하며 봉사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
“예전과 비교해 인구가 줄어서 손님도 많이 줄었지만 손님이 많든 적든 건강만 허락한다면 내가 살아온 지역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하고 미용실 문을 열 생각이예요”라고 말하는 주형경씨. 6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자랑하는 그녀. 군남지역 주민들은 이 멋쟁이 미용사를 오래도록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