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글탱글 건강한 블루베리 ‘너는 내 운명’
탱글탱글 건강한 블루베리 ‘너는 내 운명’
  • 영광21
  • 승인 2015.03.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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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불갑면 강성재·김은수씨 부부

“사람들은 그녀를 포기하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그녀를 지켜야 합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의 한 장면이다. 첫눈에 반한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지만 끝까지 사랑한다는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처럼 블루베리에 반해 귀농을 결심하고 건강한 블루베리를 생산하는데 모든 것을 건 남자가 있다.

불갑 내산서원에서 불갑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한솔블루베리>를 운영하고 있는 강성재(54)씨다.
“블루베리에 반해 영광에 왔지만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경치도 정말 좋아요.” 
성재씨는 이른 아침 농장 앞 산허리에 걸린 옅은 안개를 바라보며 서늘하지만 상쾌한 공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행복하다. 부부가 키우는 진돗개 ‘천이’와 ‘만이’가 함께 하는 산책은 더욱 행복하다.
아내 은수씨는 “어머, 만이가 또 계란을 물고 왔어”라고 성재씨를 향해 소리친다.
닭장에서 찾은 계란을 물고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만이를 잡아 “요놈. 계란 내놔”라며 개들과 씨름하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는 배꼽을 잡는다. 이런 소소한 일상조차 즐겁고 행복한 부부다.        

귀농한 뒤 고향에서 찾은 행복
영광에 오기 전 35년간의 서울생활은 항상 바쁘고 딱딱했다. 서울의 대형시장에서 한약재 상가를 운영하며 경제력도 있었지만 언제나 쫓기듯 생활했다. 그러던중 주말에 부모님의 농사를 돕기 위해 잠시 내려온 영광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지금의 블루베리 나무들이었다.
아내 김은수(43)씨는 반대했지만 영광의 아름다운 경치에 마음을 돌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블루베리와 사랑하는 아내, 부모님이 곁에 있고 아름다운 경치가 있어 영광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고향생활에 흠뻑 빠져 서울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귀농을 권유한다는 성재씨는 정말 행복하다.

사랑방 같은 농장이 되기를 …
“이 곳이 경사가 좀 있는데 완만하고 넓게 개간해서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주변경치와 어울리는 예쁜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성재씨는 요즘 블루베리 화분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주민들이 잠시 쉬어가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소통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도 생겼다.
성재씨는 “누구나 오며가며 들릴 수 있는 휴게소 같은 농장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품앗이 같은 풍습이 많이 사라졌는데 제가 주민들을 가깝게 지내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라며 눈을 반짝인다.
앞으로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방이 될 그의 집에서는 순도 100% 블루베리즙도 맛볼 수 있다. 제조단가는 높지만 많은 양을 수확해서 품질을 지키면서도 가격을 내려 금전적 이익보다 훈훈한 나눔의 삶을 추구할 계획이다.
“누구나 지나가다 들려서 블루베리즙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경치를 느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그의 행복처럼 <한솔블루베리농장>에도 블루베리가 주렁주렁 열매를 맺고, 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행복도 영글어가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