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판굿, 맘껏 놀아 보자
흥겨운 판굿, 맘껏 놀아 보자
  • 박청
  • 승인 2003.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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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농악상설공연을 되돌아보며
매주토요일 불갑사 당산광장에서 열려
지난 2002년 6월부터 어김없이 토요일 오후가 되면 우리 지역 영광의 대표적 관광지인 불갑사 당산광장에서는 군단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상설공연이 펼쳐진다.

1관광 1체험 전통음악공연, 우도농악(무형문화제 제17호) 시연인데 이 행사는 우도농악보존회(회장 최용)와 군문화관광과가 함께 관광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행사이다. 지난 12월21일 열린 20회째 마지막 굿판과 함께 우도농악 상설공연이 던져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좋은공연, 재미난 축제를 보려 집을 나서게 되면 많은 다리품을 팔아야 하고 경비 또한 만만찮다. 그것은 문화예술 행사가 서울에 집중되고 도시화되거나 자본화되어 있어서이다.

또 오늘날 전통문화예술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 문화예술은 미국을 비롯한 힘있는 나라들이 들여 온 선진문화, 부자문화라든가 아니면 지식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사실 그 본질은 음흉한 자본의 논리로서 잘 포장된 상품에 가리워져 전통의 딱지를 입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매주 토요일 벌어진 우도농악 상설 공연은 큰 의미를 가진다.

외래문화 대도시문화 소비문화를 이겨내고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우리를 위한 문화 갖기를 소망하고 창조해 내는 주체적 문화주권을 갖는 것, 그 한가운데 매주 토요일 갖는 우도농악상설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큰 의미 담아 신명나는 우도농악 상설공연장 속으로 들어가보자.찾아오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과 하나가 되어 저 끝없는 굿의 신명으로 달려간다.

우도농악이 주는 굿의 신명으로 삶의 온갖 아픔이 치료되고 밝고 건강한 마음과 몸이 되기를 빈다.

그리고 나서 판 굿으로 돌아간다. 이때는 신이 나면 판에 들어가 누구든지 함께 논다. 보릿대 춤을 추어도 좋고. 쇠, 장구, 북, 소고, 징 할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공연자에게서 넘겨받아 치고 논다. 한참을 놀다보면 좀 쉬어 가고 싶어진다.

그러면 소리판이 벌어진다. 자리가 깔리고 고수가 북을 잡고 민요에서 단가로 그리고 춘향가, 심청가 할 것 없이 판소리가 줄지어 나온다. 한참을 놀다보면 그 지역의 맛이 담긴 막걸리가 등장한다.

목을 축이는 동안 영광우도농악의 가장 큰 특징인 잡색들이 돋보이는 판이다. 탈을 쓴 잡색들과 한참을 놀다보면 해는 어느덧 서산에 기울어진다.

상설공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영광군과 땀과 비로 얼룩진 그 더운 여름과 추위로 자꾸만 움츠려 드는 겨울에 한결같이 행사를 진행하여 추가 공연까지 해 온 이 들이 자랑스럽다.

끝으로 우도농악 보존회는 지금까지의 공연 경험을 토대로 이 지역 전통문화의 발자취를 더듬어 발전계승하고 보존하는데 역량을 다해주길 기대해본다.
박청기자pc2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