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시를 통해 노래하지 못할 것은 없어요”
“세상에 시를 통해 노래하지 못할 것은 없어요”
  • 영광21
  • 승인 2015.03.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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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손순월<영광문화원 시문학반>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윤동주 시인의 <코스모스>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코스모스를 그리워하듯 시가 좋아 적지 않은 나이에 수업을 듣고 어둠을 밝히며 노력해 문단에 등단한 두여성이 있다. 영광문화원 수요문학회원 김영순(59)·손순월(55)씨다.
두사람은 “시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여운이 오래 남아서 좋아요”라며 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영순씨는 어려서부터 문학소녀였다. 음악을 듣고 서예를 즐기며 시 쓰는 것을 좋아했던 소녀는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됐고 생계를 꾸리며 책을 잊고 살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영광문화원의 꿈드림 시문학반을 알게 돼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고 올해 <서석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반면 순월씨는 독서지도사로 활동하고 있어 꾸준히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며 독서의 중요성과 방법을 즐겁게 체험하고 배우도록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창작에 대한 열정이 있어 영광문화원의 꿈드림 시문학반의 문을 두드렸고 올해 <동산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살아온 삶과 시를 시작한 계기는 다르지만 두사람은 한마음으로 시를 좋아한다. 일상의 평범한 경험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감동을 받아 시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즐겁다.
두사람은 시문학반에서 수업을 들으며 주어진 주제로 날마다 시를 썼고 과정이 모두 끝난 후에도 동기들과 모여 자신들의 시를 합평하곤 했다.

영순씨는 “시로 배려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끼리라 마음이 통하죠”라며 웃는다.
등단은 생각도 못했던 두사람은 신인문학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시를 써서 자신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순월씨는 “사람들이 내 시로 마음을 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삶이든 시든 쉽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미소짓는다.
영순씨는 시상이 떠오르면 꾸준히 시를 쓰고 운영하는 블로그에 나누기도 하며 살고 싶다고 한다. 순월씨는 영광의 아이들과 지역주민이 시와 독서에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두사람이 바라는 것은 다르지만 앞으로 들려줄 노래인 시를 통해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혹은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다 떠오른 시상을 즐기며 시가 들려주는 노래에 귀 기울이는 그녀들은 언제나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