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농업인 77 - 벼·보리 재배 / 이천신 지정희씨 부부<묘량면 운당리>
넓은 논에 끝없이 펼쳐진 보리가 제법 고개를 들고 있는 묘량면 운당리 효성마을에서 만난 이천신(48) 지정희(47)씨 부부. 이들은 논농사 2만여평과 보리농사 1만여평을 짓고 있다. 부모를 가까이에서 모시며 살고 있는 이 씨는 6남3녀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한번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슬하에 아들 삼형제를 두고 있는 이들 부부는 “모두들 고향을 떠나가는 현실에 우리라도 고향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지금껏 살고 있다”며 “농촌에 생활하면서 한번도 후회를 하거나 불평을 가져 본적은 없다”고 지나온 삶에 대한 자긍심을 밝혔다.
이 씨는 영광농협청년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묘량면쌀대책위원장을 맡아 다가올 쌀 수입 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될 지역과 농민을 대신해 앞장서며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지정희씨 또한 묘량생활개선회 회장을 맡아 농촌여성의 사회참여와 농촌 삶의 질 향상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묘량은 적은수의 농가만이 한우사육이나 화훼재배 등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농가가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아직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논농사를 지어 왔지만 앞으로 닥칠 농업위기에 대한 특별한 대안이나 대책이 없어 고민이다”는 이들 부부의 논에는 지난 10월 하순 벼를 수확하고 난 후 보리를 파종해 지금 한창 싹이 돋고 있다.
이 씨는 “장암산 아래 자리잡은 묘량은 계절에 따라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벼가 잘 쓰러지는 지역이다”며 “벼의 쓰러짐을 막기 위해서는 거름을 약하게 줘 도복을 강화하는 등 환경에 맞는 농사법으로 재배를 하면 수확에 별다른 지장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지역특성에 맞는 재배방법과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또 “벼는 농협과 계약을 맺고 품질이 우수한 종자를 선택해 농사를 지어 농협 미곡처리장을 통한 수매와 정부수매를 함께 하고 있다”며 “보리는 쌀보리를 재배해 배정 받은 양을 수매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농사 현황을 알렸다.“아내가 먼저 농촌에 살자고 했다”며 묵묵히 농촌생활을 하고 있는 부인에 대한 고마움을 살짝 내비치는 이 씨.
그는 “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들들과 함께 마음 편하고 자유로운 묘량에서 오래도록 살고 싶다”고 순수하고 정직한 소망을 밝혔다. 이름에서 풍기는 차분함과 신비함을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 ‘묘량’을 잘 지킬 것을 다짐하면서….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