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어깨에 넘겨진 성완종 리스트
검찰의 어깨에 넘겨진 성완종 리스트
  • 영광21
  • 승인 2015.04.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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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가 급기야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도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사실을 확인했다. 이 총리의 사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오는 27일 이후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이 총리 대신 대통령 직무대행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총리가 사퇴를 결정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자신에게 등 돌린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이 총리가 여론의 외면을 받은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말에 신뢰를 잃은 이유가 가장 커 보인다. 자고 나면 이 총리의 말을 의심하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실망은 깊어만 갔다.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야당에게는 동력이 됐고 여당 역시 이 총리를 지키기에는 힘에 부친 상황이 됐다. 여기에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퇴 결정을 미룰수록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 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60여일 만에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 정부 수립 이후 65일간 역임했던 허 정 총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단기 총리로 기록될 수도 있다. 일단 이 총리가 총리직에서 수사를 받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는 점은 대단히 다행으로 여겨진다. 정부부처를 총괄하는 총리의 지위에서 받는 수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야당은 당당히 검찰 수사에 임하라고 했고 여당 역시 철저한 수사로 남아있는 의혹을 씻어주길 바란다고 검찰에 주문했다.

21일 성완종 회장의 측근이 처음으로 소환되면서 검찰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 자유롭게 외국을 드나드는가 하면 주변에 대한 회유와 증거 인멸 시도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검찰은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번만큼은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기대한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이 이완구 총리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총리가 수사를 받게 된 와중에 대통령까지 해외순방 중이라서 국정의 혼선도 우려되고 있다. 또 온갖 억측과 정쟁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검찰이 풀어야 할 실마리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무거워 보인다.

이번 사태는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사람이 숨지기 전 남긴 육성과 메모가 발단이 됐다. 의도적으로 몇몇 인사만 선별해 명단을 공개한 점도 석연치 않다. 성 전회장이 이름을 거론한 사람들에 대한 진상 규명이 우선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성 전회장이 남긴 자료에는 다른 여야 정치인과 공기업이나 관계 인사들도 많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와 접촉한 사람이 모두 돈과 관련됐다고 볼 수 없지만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사람만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수사가 육성과 메모에 한정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통령도 진실을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살아 있는 권력인 현 정부의 대선자금은 물론 여·야와 전·현직을 가리지 않고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할 의무와 권한이 검찰에 주어졌다.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많이 연루된 만큼 특별검사 도입도 검토되고 있지만 특검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특별수사팀의 각오가 중요하다.
그 대상이 누구라도,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결코 정치적 고려나 예외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 부조리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무소불위의 특권을 누리던 한국 정치의 개혁도, 정치 검찰이란 오명을 써온 검찰의 명예회복 여부도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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