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발품팔며 지켜온 문화재 사랑
30년 발품팔며 지켜온 문화재 사랑
  • 박은정
  • 승인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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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문화예술인 - 정승남 / 유물수집
“문화유산은 우리가 지키고 아껴야 합니다”
어느 나라나 오랜 역사뒤엔 역사의 흔적을 남긴 유물과 유적이 이곳 저곳 산재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유물은 현대문명의 발달과정 중 발견돼 그 가치를 평가받으며 박물관 또는 개인이 소장하며 보존돼 오고 있다.

이런 유물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고 있는 정승남(60)씨. 목포가 고향인 그는 군대 제대후 제약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그러던 중 서울 인사동에서 골동품 수집상을 하던 바로 손위 동서의 권유로 문화재 매매업을 하게 된다. 1972년 목포에 ‘고려당’이란 사업장을 마련하고 귀금속 도자기 고서화 등 문화재를 수집하기 시작한 그는 우리나라 유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나름대로 서적 등을 이용해 공부를 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문화재에 사랑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변함없이 이어졌고 직접 수집을 하며 그 가치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문화재를 수집하고 관찰하다보면 그 유물 하나 하나마다 사연과 뜻이 담겨 있고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지는 묘한 느낌이 있다”며 유물의 매력을 표현한 그는 “시대별로 발견되는 유물은 그 시대의 삶이 배어있고 조상들의 숨결 또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한 물건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수집상을 통해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전달하기도 했지만 소장의 가치가 높은 유물은 박물관에 기증해 그 가치를 빛나게 하기도 했다.
그는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문화재 매매업을 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우리유산에 대한 소중함과 귀함을 지키려는 철학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는 지금도 유물이 발견된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다니며 옛 조상들의 발자취를 느끼고 있다.

정 씨는 “요즘은 유물도 수입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외국의 문화재들은 바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상품성이 떨어지고 가치 또한 볼 것이 없다”며 “그에 비해 우리문화재는 소탈하고 소박하기는 해도 그 속에 숨어있는 조상의 얼과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우리 문화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아껴주길 당부했다. 그는 3년전 영광으로 와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처형이 운영하는 찻집에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을 전시해 놓고 주민들과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씨는 “영광지역에도 찾아보면 조상들이 오래전에 사용하던 유물들이 이곳 저곳에 많이 있고 그 가치 또한 연구해 볼만하다”며 “지역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고 다른 시·군처럼 전문 문화재박물관을 갖추고 지역유물 보존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우리나라 유물을 찾기 위한 여행을 계속 떠나고 싶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