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하니 저절로 인생이 즐거워져”
“마음이 편하니 저절로 인생이 즐거워져”
  • 영광21
  • 승인 2015.04.30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 덕 임 어르신 영광읍 무령리

아침 일찍부터 모인 어르신들의 왁자지껄한 수다가 담장을 넘어 정겨운 소리로 들려오는 영광읍 무령리여자경로당. 집이 경로당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경로당에서 하루의 절반이상을 보내며 지내고 있다는 장덕임(89)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50여년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장덕임 어르신은 바느질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도운 뒤 받는 품삯으로 2남2녀를 키웠다.
젊었을 적 손재주가 좋고 부지런했던 어르신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

▲ 연애시절 남편과 함께
장 어르신은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아들들은 가르치지도 못하고 둘 다 일찍 장가를 보냈제. 그나마 딸들은 고등학교까지는 가르쳤어”라며 홀로 자녀들을 키우며 서러웠던 시절을 회상한다.
영광읍이 고향인 어르신은 꽃다운 18살에 주변의 소개로 만난 남편과 연애결혼을 했다. 긴 시간 연애를 한 건 아니지만 연애시절부터 유난히 잘해준 남편이 여전히 그리운 어르신.
젊은 나이에 사별해 그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다.
장 어르신은 “술을 많이 먹어서 간암으로 갔어. 살아생전에 어찌나 나한테 잘했던지. 우리 양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그 눈물도 말라버렸어”라며 남편 얘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남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교회에 다녔다는 어르신은 지금도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회에 나가 기도를 한다. 나라를 위해, 먹고 사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늘 안타깝던 자식들을 위해 어르신의 진심어린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 동생 회갑때 동생과 함께
젊은 시절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았지만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장 어르신은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요가를 배우고 화투놀이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며 사는 지금이 마음 편하고 참 좋다고 이야기하는 장 어르신.
“자식들 생각하면 100살까지는 어떻게든 살아야 할 것인데 내일 일도 모르는데 어찌 알것어”라고 혹여나 본인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할까 걱정이 앞서는 장덕임 어르신이지만 늘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들이 있어 하루하루를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살아가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