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 자락에 맴도는 향긋한 차 향기
불갑산 자락에 맴도는 향긋한 차 향기
  • 영광21
  • 승인 2015.06.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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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경<다도 사범>

“혼자 차를 마시거나 다도를 하다보면 큰돈 들이지 않고도 내가 나를 존중해주는 것 같고 나 스스로의 품격을 올려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향기로운 차 한잔과 함께 사계절 아름다운 불갑산의 풍경을 벗 삼아 살아가는 다도사범 최연경(45)씨.
전북 부안군의 작은 섬 위도에서 태어난 연경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중 5년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후 불갑산 밑에 터를 잡았다.
“저는 원래 고요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데 도예가인 남편과 함께 살다보니 매일매일이 여유로움이고 고요함이라 더 좋아요”라고 말하는 연경씨는 평소 다도에 관심이 많아 결혼한 다음해부터 다도를 배우게 됐다.

4년전 영산성지 성래원에서 다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국제티클럽1기로 다도를 배우고 다도사범 자격증을 취득해 ‘다도 사범 최연경’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연경씨는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함께 하게 된 사람들과 2주에 1번씩 정기적으로 다도모임을 갖고 매주 토요일 도예수업을 하는 남편의 수업이 끝난후 아이들에게 다도와 예절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
“남편의 권유로 도자기수업을 받으러오는 아이들에게 다도수업을 진행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아이들이 맛이 없다고 안좋아했어요. 그런데 꾸준히 맛을 보게 해줬더니 이제는 아이들이 더 궁금해하면서 더 좋아하니까 가르치는 입장에서 참 뿌듯해요”라는 연경씨는 “요즘은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거의 없잖아요. 다도는 함께 마주앉아 차를 마시는 거니까 아이들이 배우고 집에 가서 차를 마시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여러모로 아이들도 좋아하고 학부모들이 만족스러워해요”라고 얘기한다.

연경씨는 ‘들차회’라는 모임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함께 모여 천연염색도 하고 찻잔 밑에 까는 용도로 쓰이는 다포 만들기 등 다도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세상얘기를 나누며 사는 지금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다도 외에도 수를 놓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 따뜻한 차한잔 마시면서 한땀한땀 수를 놓아갈 때의 그 여유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넘치는 연경씨는 차를 통해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며 “저는 어느 누구나 오고가는 길에 가벼운 마음으로 저희 집에 들러 차 한잔 마시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정화를 시키고 갈 수 있는 사랑방같은 집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얘기한다.
시원한 바람을 타고 오는 차의 향기로움과 온기에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여유를 가지며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다’를 몸소 보여주며 사는 연경씨에게 차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