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에 귀농만큼 좋은 게 없죠”
“내 나이에 귀농만큼 좋은 게 없죠”
  • 영광21
  • 승인 2015.07.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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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군남면 정종환씨

“이장도 잘하니까 하지. 마을 위해서 일도 많이 하고 잘해요.”, “얼굴도 예쁘고 일도 잘해.”
마을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한 군남면 도장리 장고마을 이장 정종환(62)씨.
정 씨는 광주시청 공무원으로 20여년간 근무하고 지난 2012년 퇴직후 고향인 군남면으로 귀농해 농사를 지으며 2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다.
“퇴직하고 놀면 뭐하나 농사나 지으며 여생을 보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고향을 찾았어요”라는 정종환씨는 “처음에는 우리 집사람이 엄청 반대했어요. 사실 퇴직하기 전부터 시골에 가자고 설득하기 시작했었거든요. 결국 내 뜻을 따라줘서 고향에 집도 사고 터를 마련할 수 있었어요”라며 귀농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일을 얘기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농사일에 경험은 거의 없었던 정 씨는 처음으로 해보는 농사일이 만만치 않았다. 작은 것 하나하나 애로사항이 많았던 터라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배우고 농업기술센터에 나가 교육을 받으며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웠 나갔다.
귀농 1년째 되던 해부터 마을사람들의 추천으로 지금까지 2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정 씨는 늘 두팔 걷어붙이고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힘들어도 즐거운 농사
“마을 사람들 위해서 일하고 그냥 마을 심부름 하는 건데 어려울 것이 뭐가 있겠어요. 저도 그동안 도움을 많이 받고 살았는데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더 좋죠”라며 웃는 정 씨는 장고마을의 인기쟁이 이장님이다.
귀농후 할 일이 많아서 좋다고 말하는 정 씨의 밭에는 고추와 깨가 자라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아로니아 교육을 받은 후 400평의 넓은 대지에 심은 ‘정종환표’ 아로니아가 쑥쑥 자라고 있다. 또 올해는 좋은 쌀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논에서는 이제 막 모내기를 마치고 푸르름이 가득하다.
“공기가 좋으니 밥맛도 좋고 저는 일한다 생각 안하고 그냥 운동한다 생각하고 일해요. 일하다가 술도 한잔 하면서 즐기는 거죠.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네요. 사실 월급 받고 일하는게 편하고 좋긴 한데 스트레스가 많고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농사는 돈을 생각하면 절대 못할 일이예요”라며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것이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처음 귀농얘기를 꺼낼 당시 정 씨의 두 딸과 아들은 시골에서 왜 고생하고 살려고 하냐며 귀농을 반대했다. 하지만 자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선택했고 그 선택에 후회는커녕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는 정 씨는 바빠도 여유가 넘치는 농사일이 좋다.
정 씨는 홀로 지내고 계신 어머니와 가까이 살며 뒤늦게 제대로 아들노릇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행복 가득한 귀농생활
“귀농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귀농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어요. 공기도 좋고 물도 좋고 도시에서 살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은데 좋은 건 나눠야 하잖아요. 이왕이면 우리 마을로 오면 더 좋겠죠”라고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정 씨는 어느새 시골사람이 다 됐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고 재미있게 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정종환씨의 바람대로 늘 웃음이 넘치고 행복이 넘치는 귀농생활을 기대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