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 이공연 원장 / 이한의원
석류를 먹어보면 시고(酸) 달며(甘) 따뜻한 맛과 느낌을 준다. 인삼은 약간 쓰면서 따뜻하고 단맛이 느껴지며, 감초는 달고 평이한 맛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만물이 갖고 있는 그러한 고유의 성상을 인간의 섭생과 질병 치료에 응용한다. 산고감신함(酸苦甘辛鹹)의 5가지 부동한 미(味)와 한열온양(寒熱溫凉)의 4가지 약성(氣)을 파악, 그 기미가 즐겨가는 장부를 표적장부로 하여 임상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약물의 기미론을 임상에서 최적화시킨 것이 체질의학이다.
이제마의 사상의학은 장부 즉 간신비폐 4개 장부의 대소(허실)에 따라 태음인 소음인 소양인 태양인으로 분류하고있다. 8체질의학은 더 나아가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 5개 장부 기능의 강약에 따라 8개의 체질로 나눈다. 사상의학은 어느 장부가 실(實)하고 허(虛)하느냐에 따라 보충하거나 깎아내려 그 기능적 조화를 도모한다.
신소비대한 소양인은 신장기능을 북돋우고 비장기능을 억제하고, 폐소간대한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약한 폐기능을 기르고 넘치는 간기능을 억제하게 된다. 신맛은 수렴하고 고삽(固澁)하는 작용을 하므로 안으로 모으고 무엇인가를 생성시키며 탄력있게 한다. 반면 감미는 보충하거나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화해시키고 부드럽게 한다.
그러므로 신맛을 지닌 약재는 허한증(虛汗症), 오래가는 설사, 유정(遺精)이나 대하 등에 쓰이고, 감미는 허증(虛症)이나 약성의 조화, 동통의 완화등의 치료목적으로 이용된다. 그리고 따뜻한 성질을 지닌 약물은 찬기운을 몰아내고 보양(補陽)의 목적으로도 쓰인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석류는 陽人보다는 陰人에게 좋은 식품임을 알수 있다.
8체질의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태음인중에서 최약(最弱)장기와 차약(次弱)장기가 각각 폐와 비인 목양체질에 석류가 가장 좋을 것이고, 소음인에서는 최약장기와 차약장기가 각각 비와 폐인 수음체질이 그런대로 좋을 것이다. 폐와 비는 기혈을 생성하고 생존본능과 직접 관련되는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석류를 생명의 과일이라고 한 옛말도 나름의 일리가 있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