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귀농은 10년을 내다본 계획 덕분이죠”
“성공적 귀농은 10년을 내다본 계획 덕분이죠”
  • 영광21
  • 승인 2015.08.20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농일기 - 63 대마면 이민철씨

조용한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한가롭게 게으른 울음을 우는 소들. 대마면 <정원꿈농장>의 이민철(52)씨가 기르는 한우들이다.
귀농 8년차인 베테랑 축산인 이민철씨는 우사에 항상 라디오를 틀어놓고 소들의 정서에까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소들이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으며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심심하지도 않기 때문에 건강한 소로 자랄 수 있습니다.”
이민철씨는 소들의 건강을 위해 먹이를 하루 3 ~ 4회에 나눠 공급하고 비타민, 규산염 등 영양제를 따로 섞어 먹이고 있다. “보통 하루 2회에 나눠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보고 미쳤다고도 하는데 미쳐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죠. 소들도 사람처럼 자주 먹으면 더 좋기 때문에 힘들어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10년 앞을 내다본 결정
영광종합고등학교에서 전교회장까지 했던 이민철씨는 서울로 진학후 군인의 길을 걸었다. 20여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영관장교로 예편한 그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서울에서 내려와 고향인 대마에 정착했다. 그는 “저는 10년을 내다보고 축산을 시작했습니다. 방위산업청 혁신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예편후 산업체에 취직할 수도 있었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내려왔습니다. IT분야는 나이가 들면 밀려날 수밖에 없으니까요”라고 말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 실행한 것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그는 “귀농·귀촌인들도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당장의 지원에 맞게 뭔가를 결정하기보다 본인이 꾸준히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해야 하죠. 철저한 계획만이 살길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비전은 ‘2020 T.O.P’이라고 한다. 2020년까지 계획을 세워 최고의 소를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배우는 자세와 부지런함
이민철씨는 처음 축산업을 시작할 때 좋은 소를 고르기 위해 한우 2마리로 시작해 지금은 80여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다. “한 시장에서 여러 마리를 한번에 사면 좋은소와 나쁜소가 섞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2마리로 시작해서 매달 1 ~ 2마리씩 좋은 소를 사왔죠.”
조금씩 사업을 확장하는 방법을 선택했던 그는 매일 빠짐없이 아침 6시면 일어나 우사로 향하며 부지런함뿐 아니라 배우는 자세와 기록, 분석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때 저보다 후배였지만 먼저 시작해 소 잘 기르기로 소문난 사람을 찾아가 공짜로 일을 도와줬습니다. 잘하는 사람의 반만 따라 해도 성공한다는 말을 믿고 그 사람의 여러 노하우를 어깨너머로 배웠죠”라는 이민철씨.

또 8년 동안 빠짐없이 소들의 주요 변화와 교배 등의 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수첩은 오랫동안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헤지고 노랗게 변색됐지만 그 안의 기록은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기록과 분석, 계획 등 경영마인드로 소를 키우고 있는 그의 다음 도전이 무엇일지 기대가 된다.
“농민들도 골프를 즐기고 1인 1명함을 갖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농민들이 경영마인드로 각자의 일에 접근해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