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의 기반은 토양이다 “유기물 함량 높여야 쌀의 품위 오를 것”
유기농업의 기반은 토양이다 “유기물 함량 높여야 쌀의 품위 오를 것”
  • 영광21
  • 승인 2015.08.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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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 김선수 명인의 유기농법 ① - 토양관리

원불교에 출가해 서울과 부산에서 근무하다 2007년 영광으로 부임한 김선수(45)씨. 벼농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도시인이 시골에 내려와 철저한 토양관리와 소식재배 등으로 현재 7만3,751㎡ 규모의 논에 유기농 벼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7월27일 유기농법에 관한 꾸준한 연구와 노력 끝에 전남도에서 지정하는 유기농명인으로 선정됐다.
8년동안 연구해온 토양관리, 비배관리, 충해관리, 유기농자재 자가제조를 소개하고 영광군의 많은 농가에 유기농법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 편집자 주

농업은 지구환경에서 탄산가스를 고정하고 먹을거리를 포함한 유기물을 생산함과 동시에 환경적으로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홍수조절, 지하수 보전과 침식방지 등의 사회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이후로 화학비료의 과다사용과 유기 합성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환경이 파괴돼 왔으며 이에 전세계 국가들은 우려와 더불어 그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이 대응책이 바로 LISA, 즉 저투입에 의한 지속 가능한 농업이다.
생태환경의 오염은 미래세대에게 자연환경과 더불어 건강한 토양을 물려줘야 할 현대인들의 과제다.
현대 농업에서 비료의 사용은 필수 불가결한 형편인데 이때 적정사용량을 공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비료를 분해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고민하고 집중해야 한다.
매년 비료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예전과 같은 비료 효과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이런 문제가 왜 생기고 있는지 고찰을 해봐야 한다.

토양에 대한 이해가 적었던 과거
토양유기물과 미생물의 급감은 비료의 용해와 전달에 장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 같은 비료량을 투입해도 과거와 같은 비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있었고 그때 당시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의 농업학자는 인류의 미래농업이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식량 증산이 국가의 큰 과제였던 시대에서는 다수확 농업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토양에 대한 이해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확량 위주의 관행농업을 지속하면서 발생한 환경과 생태에 대한 문제들이 생겨나면서 선진국을 비롯한 국가들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친환경농업과 토양, 미생물에 대해 집중하게 됐다.
 

농업의 기본은 토양관리
건강한 토양의 척도가 되는 것이 토양 유기물과 미생물들인데 가장 작은 단세포생물인 세균, 조류, 곰팡이, 원생생물에서부터 선충과 절지동물, 지렁이, 곤충, 식물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생명체로 구성돼 있다. 이들 미생물은 토양 속에서 먹고 자라 토양 속을 이동하면서 물과 공기를 정화하고 식물을 건강하게 하며 물의 이동을 돕고 있다. 토양 1g 중에는 사람의 눈으로 관찰이 어려운 미생물이 수십억 내지 수천억 마리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토양 속의 미생물은 비료의 용해와 전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기질비료나 화학비료가 논에 들어가면 1차적으로 물에 의해 녹은 후 물리적인 변화를 거쳐서 작물뿌리를 통해 비료성분이 작물에 흡수가 되는데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토양 속에 존재하고 있는 토양 미생물들이다.
모든 현대 농업에서는 토양관리가 이뤄지지 않고는 더이상 지속가능한 농업은 힘들어지고 있다. 또한 유기농업은 더더욱 양분균형이 파괴된 상태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 농업을 하려고 하면 반드시 토양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현대 농업의 현실은 어떤가? 가을철 추수가 끝나면 많은 짚단들이 논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 볏짚들은 대개 축산에 사용되고 있는데 현재 농업 역학상 축산과 영농을 겸하는 농부들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 높여야
하지만 이렇게 밖으로 나간 유기물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다시 토양에 돌아가야 하는데 많은 양의 유기물이 다시 논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과거에는 밥맛이 우수하기로 유명했던 영광군 간척지쌀의 명성은 줄어들고 자칫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위기가 따르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의 필요성이 대두된 시점부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광군은 지역농업인들과 함께 오랫동안 두과작물을 비롯한 녹비작물을 재배해 토양에 환원하고 토양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활동과 함께 올해부터는 볏짚 환원 정책을 수립해 미질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1차로는 추수할 때 볏짚을 논에 다시 넣어줘야 하고 2차로는 녹비작물 재배와 3차로는 볏짚을 먹은 축분(우분) 퇴비를 다시 논에 환원하는 것이다. 이로써 일정 정도의 안정적인 지력확보와 함께 토양 유기물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
위와 같은 3가지 방법들을 다하지는 못하더라도 1 ~ 2가지를 실천함으로 인해 유기물의 지력 확보와 함께 토양미생물의 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예전부터 호평을 받던 영광쌀의 품위가 오르고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김 선 수
유기농 명인 / 백수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