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특성을 먼저 알고 정확한 비배관리해야 한다
논의 특성을 먼저 알고 정확한 비배관리해야 한다
  • 영광21
  • 승인 2015.09.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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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 김선수 명인 의 유기농법 ② - 비배관리

모내기를 하기 전에 농부들은 논에 기초비료를 뿌리게 된다. 기본적으로 농부들은 NP K(21-17-17 계열) 복합비료를 뿌리는데 얼마를 넣을 것인지 기본적인 데이터를 먼저 알아야 하지만 그냥 관행적으로 뿌리는 경우가 많다.
논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각각의 논에 대한 특성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바로 이웃한 논이라고 해도 사람처럼 나름의 개성을 다 가지고 있다. 이렇듯 개성이 다른 논들에게 일률적으로 같은 성분의 비료를 준다고 모두 같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결국 각각의 논들의 특성에 맞게 비료를 주려면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시비처방을 해야 한다.

시비처방서를 활용하자
사람도 건강진단을 통해 몸의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듯이 토양도 이러한 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진단 받을 수 있다. 친환경농업 초기에는 컨설팅업체에서 담당하는 논에서 일괄적으로 시료를 떠주는 것을 관행처럼 해왔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각 컨설팅업체 직원수로 이 넓은 들녘을 필지별로 돌아다니면서 흙을 채취해 제출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문제의 소지는 충분히 존재한다고 본다.
농부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각각의 논들마다 개성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기억보다 기록을 하다보면 이런 실수들을 줄여갈 수가 있는데 추수를 마치고서 각 필지별 논들을 돌아다니면서 흙을 채취해 건조한 후에 농업기술센터에 맡기면 이른 봄에 기비를 뿌리기 전에 받기를 권한다.
인증을 위한 시비처방서가 아니라 농사에 필요한 시비처방서를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렇게 얻은 데이터들을 통해서 부족분은 반드시 채우려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과잉분은 되도록 넣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농사철에 가슴 졸이는 일이 줄어든다.

비배관리 핵심은 알맞은 비료양
미국에서는 50여년 동안 화학비료의 오남용으로 인해 전체 경작지의 50% 이상이 사막화가 됐다고 한다. 이런 오남용은 농부들에게는 농사의 터전이 붕괴되는 동시에 농업경영비가 증가되는 가장 큰 원인이 돼고 있다.
따라서 토양시비처방서를 통해 각 지번별 영양 부족분과 과잉분을 정확하게 알아 알맞게 주는 것이 비배관리의 핵심이다.
한번 토양에 투입된 비료는 사람이 강제로 배출시킬 수가 없다. 그래서 비료투입은 여러번 나눠서 주는 분시방법을 권장하는데 농부들의 노령화로 여러번 주기가 힘들다 보니 한꺼번에 많은 양을 투입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젖을 주는데 여러번 주기 힘들다고 한꺼번에 먹이지 않는 것과 같다.
또 한꺼번에 많은 양을 토양에 뿌릴 경우에 비료는 길항작용을 일으킨다. 길항작용은 생물체 내에서 두개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때 서로 그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이삭거름을 줄 때 칼륨을 필요이상으로 과다투입 하면 질소흡수를 막아 잎이 노랗게 변하는데 이것이 길항작용의 한 예다.
요즘 관행농업에서 생산하는 고품질 벼는 질소를 7kg /10a 투입하라고 권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을 투입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투입하기보다 이앙하기 전에 기비로 뿌리고 이앙후 10여일 지난 후에 뿌리는 이런 방법들을 권하고 있다. 염해답과 사질답은 예외로 두고 대체로 4:3:3 비율로 기비와 추비 이삭거름을 권장하고 있다.

녹비작물 재배로 인산성분 늘려야
유기농에서 사용하는 유기질 비료들은 완효성 비료들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다. 대체로 비료를 뿌린 후에 20여일 정도에 효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농부들이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고 조급한 마음에 과잉투입을 하게 되면 잎이 무성해지면서 무효분얼도 많이 일어나고 중반기생육에서 문고병, 도열병 등 각종 병해들이 나타날 소지가 많다.
농부들을 만나면 많은 분들이 분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도 이와 같은 실증실험을 한 바가 있는데 무농약이나 유기농업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인산성분이 많이 감소한다.
질소나 칼륨계열은 쉽게 공급되는 편인데 인산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과거 관행농업을 하면서 뿌린 복합비료 덕분에 인산성분이 많이 있다고 여기는 농가들이 많다.
그러나 화학비료 계열들은 작물이 빨리 흡수하지 못하는 구용성이 대부분이다. 이런 구용성 성분들을 수용성으로 돌려주는 것이 바로 볏짚 환원이다. 또 녹비작물 재배와 규산 사용을 통해 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인산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분얼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은 반드시 볏짚 환원과 녹비작물 재배, 수용성 규산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김선수 / 유기농 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