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갯벌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가능할까?
영광갯벌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가능할까?
  • 영광21
  • 승인 2015.09.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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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보전법 등 지정기준 부합 현실적 어려움 관심과 행정절차로 극복해야

 ■ 2015년 대추귀말자연학교 생태지도자 과정 보고서 ⑧

전편에 언급했던 칠산갯벌은 아직도 우리에게 생명의 풍성함과 경외심을 주고 있는 귀한 영광의 자랑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엄마·청소년의 영광갯벌 미래설계
다행스럽게 영광에서 자생적으로 출발한 대추귀말자연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생태보존운동들은 전국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그중 올해 들어 환경교육센터를 통해 예산을 지원받아 실시되고 있는 <엄마 생태지도자 양성과정>이란 교육프로그램은 영광의 생태자원을 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보전할 수 있는 고민들을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미래생태지도자 과정을 통해 훈련받고 있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올해 시작했던 과제는 그 참신성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활동 모델이 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된 <영광갯벌을 습지보호지역-람사습지-으로 지정하자>라는 활동은 그 주체가 청소년들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인 영광의 칠산갯벌을 대상으로 펼쳐진 것으로 다른 활동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편에는 그들이 계획하고 활동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영광갯벌의 미래를 설계해 보고자 한다.

영광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가능성
지난 2011년 6월 국토해양부 연안습지(갯벌) 긴급조사 결과 영광갯벌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했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2011년 4월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 목포대, 서울과학기술대, 전남대, 한국연안환경생태계연구소 등과 함께 연안습지 생태환경 기초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이 조사는 습지보전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법정조사로 중요 연안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보존키 위함이었다. 영광지역은 개발 위협이 있거나 보호지역 지정 등 긴급한 조사가 필요한 연안습지에 해당돼 긴급조사 대상에 포함됐었다.

조사구역은 백수읍 약수리에서 염산면 두우리 경계지역인 하사리까지 약 66.1㏊를 조사한 결과 평가점수 94점으로 습지보호구역 지정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지난 1918년 68.1㎢ 였던 이 지역 육지 면적이 무려 40.2㎢나 증가하는 등 매립 등에 의해 지형 변화가 심했으나 갯벌이 안정화되면서 생태계의 다양성이 뛰어난 갯벌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저어새, 저어새, 황조롱이, 흑두루미 같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1급 법적보호종 7종을 비롯해 107종의 대형저서동물이 발견돼 서식처 기준에 부합했다. 또 식생 분포면적이 보호지역 기준 1㏊의 66배 규모로 녹지자연도 10등급에 해당하는 염소지 식생과 사구 식생이 출현하고 보전상태도 매우 양호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습지보호지역으로 평가하는 항목인 대형저서동물, 해안식생과 식물상, 물새류 등의 기준에 적합해 영광군이 국토해양부에 신청만 하면 3 ~ 4개월 내에 보호구역 지정에 문제가 없었다. 지정시 갯벌보호 프로젝트 일환으로 상당 규모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어촌체험과 연계한 생태체험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지정 근거 - 습지보전법 제8조 및 해양수산부 훈령 제285호 연안습지보호지역 지정지침
※ 분야별 세부 지정기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지역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개발행위에 발목 잡혀
보호구역 지정시 어업관련 행위는 문제가 없지만 보전법에 따라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될 수 있어 현재 이 일대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사업과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 때문에 백수·염산 습지중 풍력발전사업과 연관된 지역을 제외한 구역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해상풍력 경관과 연계한 습지생태 체험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자는 절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지역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사업을 계획했던 업자들의 부정적 여론몰이에 해당 주민들은 람사습지 지정에 반대하게 됐고 유야무야 시들어버린 상태였다.
세계 5대 갯벌인 서해안은 태안 두웅습지, 서천갯벌, 고창·부안갯벌, 순천만보성 벌교갯벌, 무안갯벌, 신안장도습지 등이 국제습지보호 협약인 람사습지로 지정돼 습지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풍력발전 개발이 계속돼 약수리갯벌 안에는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섰고 더이상 이 지역을 람사습지로 등록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 일이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역의 청소년들이 앞장서 영광갯벌의 소중함을 지키는 일에 일어서고자 한다니 대견하기 이를 데 없다. 람사습지의 등록 신청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된다.
▶ 습지보호지역 후보지 추천 - 대상지역 정밀조사 - 지정계획(안) 마련 - 지역주민 설명회/공청회 - 관계 중앙부처 협의 - 해양수산발전위원회 심의 - 습지보호지역 지정·고시 - 관보게재 및 관련 정보시스템 게시
지역의 청소년들이 준비하고 제안하기에 이른 습지보호지역 지정 제안을 백수읍 한시랑, 모래미, 대치미를 묶고 칠산갯벌을 포함한 칠산도까지로 내정하고 영광군에서 적극적인 검토와 행정적 수고를 요청한다.
우리의 미래는 더 이상 물질의 과다로만 상대를 평가하는 시대를 살아서는 안될 것이다. 마음의 풍요와 영혼의 자유로움이 가장 큰 행복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지금껏 활용대상으로만 대해왔던 자연계의 모든 생명들에게도 동일한 생명의 가치를 부여해야만 그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세 진
호남생태정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