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갛게 핀 상사화의 아름다움이 가득 넘치는 불갑면 쌍운리에서 아들, 며느리, 손녀들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문덕례(83) 어르신.
군남면이 고향인 문 어르신은 그 시절엔 조금 늦은 나이인 25세에 남편과 결혼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은 결혼이었지. 일찍 시집가는 것이 아쉬워서 늦게 왔지”라며 웃는 문 어르신은 2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6남매를 낳아 길렀다.
“딸 넷을 낳고 아들은 둘을 낳고 자식들 키우는 재미로 살았어. 그때는 다 자식들 크는 모습 보는 재미로 살지. 그렇게 한창 잘 살고 있다가 내가 47살 됐을 때 우리 영감이 아파서 먼저 갔어”라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된 문 어르신은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웠다. “영감 없이 혼자서 여섯을 키우려니 힘들었지 참. 많이는 못 가르쳤어도 밥은 안 굶기고 키웠으니 다행이야.”
고단했던 시절이 지나고 지금은 큰아들, 큰며느리와 살고 있는 문 어르신은 10여년전 특별한 며느리를 맞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 며느리는 베트남에서 왔는데 처음 올때부터 한국말을 그렇게 잘하더라고”라며 며느리 자랑을 하는 문 어르신.
“요리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니까 우리 며느리 오고 나서부터 나는 집안일 안해”라고 말하는 시어머니의 말에 문 어르신의 며느리는 “우리 어머니가 정말 잘해주셔서 제가 어머니를 만난게 복이에요”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 고생의 흔적으로 허리수술을 2번 받고 다리도 아파 걷는 것이 불편하긴 하지만 매일 아침 손녀들 등교시키는 건 언제나 문 어르신의 몫이다.
“아들도 농사짓느라 바쁘고 며느리도 일하니까 내가 해줘야지. 우리 손녀딸들 학교 보내고 나도 경로당 가서 동네사람들이랑 놀고 또 손녀 올 때 되면 마중 나가고 그것이 내 하루일과네”라고 얘기한다.
매일 손녀들 재롱 보는 재미에 삶의 활력을 얻는 문 어르신은 60세까지는 약 한번 안먹고도 건강했었지만 긴 세월을 이기지 못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간다. 그래도 늘 긍정적인문 어르신이다.“이 나이 먹어서 혈압도 없고 당도 없으면 그게 제일 큰 복이지. 나는 아직까지 건강하다고 생각해”라고 얘기하는 문 어르신은 “재미있게 살아야지. 아들, 며느리 덕분에 뒤늦게라도 호강하고 사니 얼마나 좋아”라고 말한다.
큰 걱정거리 없이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는 문 어르신의 소원은 아직 장가를 가지 않은 막내아들이 하루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
문 어르신은 “막내아들만 장가가면 내 소원은 다 이뤄지는 거야. 우리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면 그게 내 행복이야. 우리 자식들, 손주들 다 건강하고 재미있게 사는게 최고야”라며 웃는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