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대표축제 상사화축제의 미래를 생각하다
영광 대표축제 상사화축제의 미래를 생각하다
  • 영광21
  • 승인 2015.09.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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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대추귀말자연학교 생태지도자 과정 보고서 ⑨

추진위원회 분과 구성·불갑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로 더 성공적인 축제 만들자

가뭄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중간 중간 꼭 비가 필요할 때 단비가 내려 위기를 모면하곤 했다.
꽃무릇 군락이 과연 축제기간에 맞춰 이뤄질 수 있을까 우려했으나 조석의 온도차가 확연해지자 꽃무릇 군락들의 환희는 시작됐다.
다른 상사화 종류도 여러가지 있고 그 아름다움이 예사롭지 않지만 꽃무릇의 화려함과 군집성은 도저히 따라올 상대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축제기간도 이 꽃무릇의 개화시기에 맞춰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번 축제부터는 전남도 대표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영광군과 새롭게 조직된 추진위원회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난 축제라 할 수 있겠다.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내실을 기하며 지역주민의 축제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몇가지 보여 옥에 티가 된 것이 있어 지면을 통해 건의하고자 한다.
잘못했다는 질책이 아니라 더 잘하라는 견마지로의 채찍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축제의 내용을 보다
첫째, 개회식이 한 낮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한 그늘막 준비를 생각지 못한 점은 아쉬웠던 점 중의 하나였다. 뙤약볕에 과연 누가 1시간여를 앉아있을 사람이 있겠는가? 이번에 꼼짝 못하고 자리를 지켜야했던 높으신 분들은 그 유명세 때문에 대가를 단단히 치른 셈이었다. 도저히 차광막이 보기 싫어 안되겠으면 개장식을 오후 늦은 시각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 축제의 공연을 주로 지역에서 활동 중이거나 지역출신들을 불러 공연을 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공연의 질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공연 팀들을 지역주민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으나 공연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것도 문제가 될 것이다.
그 대안을 제시하자면 읍면대항농악대회가 축제기간 다음날 진행되고 있는 것을 봤는데 이런 읍면대항전이나 동아리 발표대회를 축제 전에 다 예선을 치르게 한 후 입상한 팀만 무대에 올린다면 훨씬 일관성 있으면서 다양성과 공연의 질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권력의 집중은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란 잘못된 맹신 때문에 자주 써먹는 관리방법이지만 그 후유증은 자못 크다. 이번에도 영광군 청년단체를 중심으로 일을 주관하다 보니 곳곳에서 불필요한 파열음이 자주 들렸던 것 같다. 청년들의 열정과 원칙론적 일처리는 높이 살만한 장점이나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륜과 원만함을 다 담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 각 분야별로 분과위원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연분과, 식당관련분과, 체험분과, 전시분과, 개폐회식분과, 교통통제분과 등 각 분과별로 팀을 꾸려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체계가 있다면 원만함과 원활함이 다함께 공존하는 운영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사화축제 미래를 보다
상사화축제가 더 아름답고 더 가치있고, 더 풍요로워지길 기대하지 않은 군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특별히 불갑산 주변지역에 살고 있는 4개리 주민들의 마음은 더할 것이다. 그러나 축제가 끝날 때마다 지역주민들의 마음엔 늘 안 풀리는 응어리가 남는다고 한다. 그 응어리가 무엇일까? 지역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축제 기간에는 다른 곳에 가질 못한다고 한다. 한번 길을 잘못 들면 1 ~ 2시간은 꼼짝없이 길에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갑자기 관광객들이 집안까지 들어오는 것이 다반사다. 급한 용무를 해결하기위해서 찾는 손님을 쫓아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길가에 심어놓은 작물이 차바퀴에 깔려 훼손되는 사례도 심심찮다. 이런 저런 안타까운 상황에도 지역이 잘되면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15년을 보내왔지만 여전히 지역주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매연이요, 오물이요, 쓰레기뿐인 현실이 안타깝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과 사기진작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축제가 더 내실있게 치러지려면 주제에 맞게 모든 참가자들이 역량을 모아야 한다. 올해 제15회 상사화축제의 주제가 ‘꽃길 따라 걷는 사랑여행’이었다. 주제에 맞는 체험거리, 전시거리, 공연거리, 음식 심지어 교통통제 요원들의 유니폼까지 주제와 관련 있는 통일성과 다양성이 함유될 때 축제의 품격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과연 이번 축제는 어땠는가? 다시 한번 자성해 보면서 다음 축제 때는 분명한 관점을 가진 축제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축제는 전국 어디를 가도 넘쳐난다. 그런 중에 하늘이 준 상사화를 소재로 15회의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영광군민과 추진위원회 여러분께 다시 한번 축하를 드리고 서로에게 감사를 나누는 마무리가 되길 바란다.

김 리
숲 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