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영광상사화축제 시·수필 인터넷 공모전 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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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5.10.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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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영광(백수해안 노을)

김영희 / 부산광역시 기장군

칠산 앞바다에 쏟아지는 노을은
끝이었으나
또 다른 시작

소멸일까 산란일까
바람도 없이 술렁이는
까치놀

뜨거운 숨 몰아쉬며
우르르 달려드는
아슬아슬한 니르나바*

*니르나바(Nirvana : 열반)


은상 상사화 배상拜上

김은자 / 서울특별시 관악구

처음부터 이다지도 붉었겠어요.

바람같던 지아비며,
천둥같던 자식이며,
빌고 또 빌던
그네들의 절절한 발원들이,
그네들의 애끓는 눈물들이,

여름 내내 땅속에서
삼천 배 올리며
수만 가닥 머리 올로 풀어제끼니,

그 머리 올 하나하나
눈물로 삼는 미투리대신
불갑산 맨살 여기저기에
붉은 비단 꽃신으로
피어났네요.
사무치는 ‘恨’을,
한낱 미물인 제가
감히 알겠습니까마는,

때 묻은 삼베 적삼 적시며
하소서, 하소서 올리던
그 마음이 그것이라면

윤회의 형극은
제가 질 터이니,
부디 이루소서, 이루소서.

그렇게 붉어지고 붉어진 것이라지요.
 

 

동상 눈섬(설도) 포구에서

정병년 / 광주광역시 북구

함박눈 내린 날
태양빛 받아
은빛 구슬 비쳐오는
한 폭의 수채화
눈섬이라 부른다네

칠산의 바닷바람
계절 위에 밀려오고
갯벌의 비린 내음
향수에 젖은 고향이네

바닷바람 가슴에 안고
기지개 한 번 켜니
오염으로 찌든 마음
멀리 떠나는구나
구름 따라 가는구나
햇살 품은 파도 소리
내 귀에 속삭이고
석양의 노을빛
내 얼굴에 미소 짓네

해지는 황혼 금빛
수평선에 하루를 닫고
풍어 실은 돛단배
바다 물결 신이 났네

포구에 서린 그리움 안고
발길 돌린 내 모습에
갈매기도 아쉬워
이별의 날개로 감싸는구나


동상 상사화

박성훈 / 경남 창원시

상사화 꽃무릇
날이면 날마다
만나지 못한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화려한 자태로 융단을 깔아놓은 듯
불갑산 불갑사를 붉게 물들였구나

비록 한 몸에서 태어났지만
끝끝내 볼 수 없는 그리움에
밤이면 밤마다
흐르는 눈물이 메말라
눈물 꽃 되었구나

그리움 가득 껴안은 상사화여
서로를 향한 사무친 사랑이여
잎이 사라지면 꽃은 피어나고
꽃이 사라지면 잎은 돋아난다

너와 나 한 몸 일진대
이토록 깊은 인연일진대
내가 죽으면 네가 태어나고
네가 죽으면 내가 태어나기를
수백 번 수만 번 계속되어도
함께 할 수 없는 기막힌 운명이여

억겁의 세월이 흘러가도
변하지 않는 그리움을 간직한 채
이 한 몸 불살라
네가 태어날 수만 있다면
태양보다 더 활활 타오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