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마면에서 태어난 한 아이는 중학생이 되자 광주로 떠났다. 성인이 된 그는 다시 서울로 떠나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대에 1억원을 모은 그는 세계여행을 떠났고 한국으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사설 도우미센터를 운영했다. 그렇게 돌고 돌았던 그는 3년전 고향인 대마로 돌아왔다.
30여년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마를 기르는 농사꾼이 된 김시영(45)씨. 그가 많은 곳을 다니며 보고 배운 것들은 그의 밭에서 마로 자라고 있다.
김시영씨는 “현재생활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오늘 하루 행복한 것이 중요하니까 행복을 느끼면서 그 힘으로 일할 수 있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돌고 돌아 고향으로
귀농전 그는 정신없이 바쁘고 사람의 정이 느껴지지 않는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고향에 계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때 귀농을 결심했다.
“아내와 함께 내려오기로 마음먹고 땅을 물려받아 농사를 시작했어요. 도시에서는 자연을 모르고 살면서 ‘언제까지 이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적게 벌더라도 긍정적으로 살면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든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내려왔죠.”
많은 길을 돌았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서 행복을 찾았다는 그는 고향 선후배들과 유대감, 소속감을 느끼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민 끝에 선택한 마 농사
그는 귀농후 계속해오던 5만여평의 논농사를 대폭 줄여 유기농, 기능성쌀 생산으로 전환했고 또 약용으로 쓸 수 있는 작물, 기호식품으로서 사람들의 건강에 좋은 작물을 찾기 시작했다.
김시영씨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 가서 먼저 몸에 좋은 농작물이 뭐가 있을까 찾았어요.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그중 마는 몸에 좋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구매하지 못하는 작물이었죠.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마를 공급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마를 선택했어요”라고 말한다.
마는 한의학에서 산에서 나는 약이라 하여 ‘산약’이라 칭했다고 한다. 또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아르기닌, 강심제나 이뇨제 작용을 하는 사포닌, 자양강장제나 위산과다·위궤양 치료 등에 사용하는 뮤신 등 몸에 좋은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몸에 좋은 마의 공급단가를 낮춰 많은 사람들이 마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4,000여평 규모의 밭에 마를 재배하고 있다.

그는 “기존에 마 농사를 하던 농가는 크게 해봐야 200여평이었죠. 남들은 ‘무슨 마를 몇천평씩이나 하느냐’며 놀라지만 충분히 판로를 고려해 시작한 거예요”라고 말한다.
대마라는 지명처럼 크고 건강한 마를 생산하고 싶다는 그는 자신의 마를 지역특산품화 해 마 죽, 마 국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고향에서 찾은 행복으로 하루하루 힘을 얻는 그처럼 그의 마도 쑥쑥 자라 우리 곁으로 찾아오길 기대한다.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마도 좋고 고향에 있다는 자체가 참 좋아요. 이제는 제일 가기 싫은 곳이 서울이에요. 도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시골에 와서 새로운 길을 찾고 노년에 도시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