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쇠의 흥겨운 꽹과리 소리가 울리면 장구 소리가 뒤를 잇고 가슴을 울리는 북, 징 소리가 어우러져 절로 몸을 덩실거리게 만든다.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사회의 여흥활동에서 유래한 대중적 공연예술이다.
농악은 사물놀이와 함께 관악기 연주, 행진, 춤, 기예 등이 어우러져 제사, 축원, 풍년제 등 다양한 목적으로 향유되고 있다.
불갑면농악대(회장 정승무)는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인 우도농악으로 농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정승무 회장은 “같이 어울릴 때 흥이 솟고 힘도 들지만 재미를 느끼니까 고령임에도 다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후배를 양성해야 하는데 큰일이에요”라며 불갑에 농악의 맥이 끊길까 걱정스럽다.
젊은이가 적은 지역의 사정상 농악 역시 배우고 전승할 사람이 없어 불갑면농악대의 걱정은 날로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불갑면농악대는 지난 9월 읍·면 농악경연 대회에서 으뜸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우도농악보존회 문한준 회장의 지도로 우도농악을 선보인 불갑면농악대는 27명의 단원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기념할 만한 성과를 만들었다. 따로 전수관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지난해까지는 비닐하우스에서, 올해는 실내게이트볼장을 빌려 연습을 했다.
정 회장은 “한창 농사일이 바쁠 때라 연습하는데도 힘들었고 인원 동원이 제일 큰 문제였는데 회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으뜸상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농악대에서 가장 젊은 단원도 60대일 만큼 노령화가 심각하다는 불갑면농악대는 “가락 외우기도 힘들고 금방 잊어버린다”고 하면서도 농악의 매력에 자나 깨나 장단을 외운다.
정승무 회장은 “우도농악이 널리 알려져 젊은 사람들이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우도농악은 마을 입구에 영기로 문을 만들어 나발 소리를 신호로 농악대의 기량을 선보인 후 마을로 들어가는 문굿과 당산굿, 철용굿, 샘굿, 판굿 등으로 각기 의미를 가진 굿들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습니다. 단원끼리 호흡을 맞추며 신명나는 우리가락에 몸을 맡기면 걱정, 근심이 모두 날아갑니다”라고 농악의 장점과 소망을 말한다.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
불갑면농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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