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고 얻은 가장 소중한 보물 ‘가족’
귀농하고 얻은 가장 소중한 보물 ‘가족’
  • 영광21
  • 승인 2015.11.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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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 법성면 성봉석·응우엔 뚜잇 마이씨

양팔을 한껏 벌린 대덕산의 품에 안겨 따뜻하고 고요한 법성면 신덕마을. 얕은 담이 이어지고 소박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정겨운 이곳에 마을만큼 소박한 꿈을 안고 귀농한 성봉석(50)씨가 살고 있다.
7년전 고향인 법성면으로 귀농한 성봉석씨는 마을이웃, 친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공기 좋은 곳에서 편하게 마음 비우고 살고 싶어서 귀농했어요. 고향이라서 친척분들도 있고 따뜻한 이웃도 있어서 내려오길 잘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주변의 도움으로 적응한 농사
20여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 자영업 등을 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그는 홀로 계신 어머니와 친척들의 설득에 고향으로 내려왔다. 서울로 가기전 어렸을 적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본 것이 그가 경험해본 농사의 전부였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금방 농사에 적응해 여러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는 특별히 농사에 대해 배운 것이 없어도 농약은 농약사에 묻고 농법은 이웃들에게 물어가며 큰 욕심 없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얘기한다.
“처음 와서 농사를 시작할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땀 흘리고 일하는 게 즐겁기도 했어요. 옛날 농사지을 때는 일일이 손으로 모를 심고 수확하고 했는데 세상이 좋아져서 기계로 다하니까 편한 것도 있더라고요”라며 웃는 성봉석씨다.
지금은 논 1,200여평과 밭 2,000여평에서 쌀, 양파, 콩, 고추 등을 수확해 형제, 친지들과 나눠먹기도 하고 남은 것은 팔기도 하며 소박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저희가 5형제라서 올해 수확한 쌀을 나눠주고 10가마니 정도 팔았나 모르겠네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귀농으로 만난 아내와 아들
성봉석씨는 귀농한지 4년동안 어머니와 둘이 살았다. 명절이면 ‘결혼 안하느냐’는 말이 듣기 싫어 자리를 피하고 싶던 그였다. 어차피 늦은 나이에 무슨 결혼이냐며 혼자 살려고 했지만 집안 어른인 이장님의 계속되는 설득에 베트남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서로 첫눈에 마음에 들어 결혼에 골인했다.
아내 응우엔 뚜잇 마이씨는 “남편을 처음 보고 듬직해 보이는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어요. 결혼하고 나니 더 잘해주고 시어머니도 잘해주셔서 정말 좋아요”라며 웃는다.
결혼후 3살 난 아들 승민이까지 얻은 성봉석씨는 예쁜 아내의 사랑과 아들의 재롱에 힘든 농사일에도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성봉석씨는 “아내가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고맙고 예쁘고 그래요. 눈썰미가 있어서 처음 해보는 농사일도 옆에서 보고 곧잘 따라 하더라고요. 승민이도 건강하게 잘 키우고 제가 복덩이를 얻은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가 아내를 부르던 ‘마이’라는 호칭은 ‘승민 엄마’로 바뀌었고 아내 뚜잇 마이씨도 이름보다 ‘승민 엄마’로 불리는 것이 더 좋아 더욱 다정하게 “네. 여보”라고 답한다고.
성봉석씨 가족은 소박하고 따뜻한 마을에서 마음속 가득 풍요로움을 느끼며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지금처럼 아들 키우면서, 아내 아끼면서 열심히 살고 싶어요. 욕심도 없어요.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행복하면 되죠.”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