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시간 함께 한 반려동물의 죽음을 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깊은 산골 마을에 사는 할아버지는 30년을 함께 한 방울이 황소를 팔기 위해 우시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에 돌아서고 만다. 방울이가 늙어가도 할아버지는 여전히 소를 자식처럼 돌본다. 함께 땀 흘리며 나눠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에 웃고 방울이를 위해서 농약도 쓰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방울이의 워낭소리만 들으면 힘이 불끈 나고 방울이는 할아버지만 보면 흥흥 콧소리를 내며 반긴다. 눈 내리는 어느 날, 방울이는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고 눈을 감는다. 할아버지는 방울이를 떠나보내기가 너무나 힘들지만 파르르 떨리는 거친 손으로 방울이의 코뚜레와 워낭을 빼낸다.
해가 바뀌고도 할아버지는 방울이가 그리워 무덤에 찾아가 막걸리를 나눠 마신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건 인간의 의무이다. 필요에 의해 입양하고 잔인하게 학대하고 아무데나 버리는 비인간적인 행위는 절대로 안된다.
할아버지와 방울이의 오랜 정과 공감이 감동을 주는 이유이다.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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