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평화통일염원 글쓰기 공모전 수상작1
제8회 평화통일염원 글쓰기 공모전 수상작1
  • 영광21
  • 승인 2015.12.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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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통영광군협의회(회장 권재국)가 지난 6 ~ 7월 관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8회 평화통일염원 글쓰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글쓰기대회는 <통일>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접수된 총 169편의 작품을 심사해 지난 11월19일 시상식을 개최했다. 본지는 제8회 평화통일염원 글쓰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일부를 게재한다. / 편집자 주

■ 전체 대상 - 이 현 빈 법성포초등학교 5학년

마지막 통일 숙제

남북 분단
없어져라
통일숙제
하기싫다

언제쯤
끝날까
우리전쟁

언제쯤
화해할까
우리 민족
그런데
통일을 한다고
다 좋아질까
나는 지금도
괜찮은데

아니야
통일은 돼야돼

꼭 이번이
마지막 숙제였으면….

 

■ 고등부 최고상 - 정 수 라 해룡고등학교 1학년

‘통일統一’ 아닌 ‘통일通一’로

‘통일統一’의 사전적 의미는 <1. 두 개 이상의 것을 몰아서 하나로 만듦. 2. 다양한 여러 요소가 어떤 점에서 합치하여 하나의 전체에 같이 소속하는 관계. 3. 서로 다른 것을 같거나 일치되게 맞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일의 개념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통일의 사전식 기술이 조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은 ‘통일統一’이 아니라 ‘통일通一’이어야 한다.
통일의 ‘통’은 한자로 큰 줄기, 핏줄, 혈통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마 ‘하나의 큰 줄기로 엮는다’ 정도의 의미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올바른 통일은 서로 ‘통’하는 것이 아닐까.
뭔가 작고 경쾌하게 맞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린다. 통, 땅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 공이나 막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의 걸음걸이처럼 통통, 생기 넘치는 느낌이 든다. 일단 무언가 밝은 느낌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단지 이러한 어감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통하다. 마음이나 생각이 통하다. 뜻이 통하다. 소통하다. 그렇다. 통通한다는 것은 서로가 가장 깊은 곳에 두고 있던 것까지 자연스레 물 흐르듯 교류하는 것이다.
먼저 남북은 소소한 것부터 조금씩 통해야 한다. 언어부터 차근차근 정리해나가는 것이다. 단지 공통으로 사전을 만드는 등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도 남한말과 북한말을 동시에 교육하는 것이다. 비교적 더 현대화 된 남한의 말과 우리말 고유의 느낌을 더 가지고 있는 북한말이 섞이고 어우러진다면 국어의 풍요로워짐을 기대할 수 있다. 언어의 변천사나 과거에 사용되던 우리말의 어원, 근간 따위를 조사할 수 있어 국어교육과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활수준의 차이를 줄이는 것에 있어서는 그 비용을 전부 남한 사람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 세금으로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가 하고 항의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마어마하게 낭비되던 국방비가 이제는 통일을 위한 비용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통일 비용이 분단 비용보다 적게 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통일에 넉넉하게 투자하여 안정적인 국가 상태를 이룬 후에도 남는 국비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통일 후에는 개성공단의 사례처럼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힘을 모아 나누어진 두 국가의 생산력의 합보다 통일 한국의 생산력이 훨씬 더 대단할 것이다.

통일의 시작은 작은 것부터
작은 것부터 조금씩 맞춰 나가다 보면 어느새 막막하고 마냥 어렵게만 보이던 문제들도 어느새 해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또는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처럼 간단한 질문에서부터 서로의 취향을 파악하고 맞춰나가는 연인이 더 안정적으로 오래 가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세상에 완벽하게 생각이 맞는 이들은 없다. 우리의 인간관계는 소소한 것부터 서로를 이해하고 자기가 먼저 변하려고 애쓴다면 후에 큰 의견차가 생기더라도 작은 문제와 같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통일도 충분히 그렇게 일어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정전기가 통하듯 짜릿하게 통해야 한다. 굳이 정치적 통일부터 시작해서 문화적 통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생활에서 가까운 요소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얼마전 학교에서 일반사회를 배우는데 ‘외집단과의 경쟁은 내집단간의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2002년 월드컵때만 해도 치킨집에서 모르는 사람과 얼싸안으며 응원하던 게 바로 그 증거다. 이를 응용하여 남북한 연합으로 월드컵과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비법치고 보잘 것 없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또 지금껏 몇 번 시도되었으나 별 효과 없지 않았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쟁만큼 사람을 흥분상태로 만드는 것이 없으며 그렇게 고조된 감정을 국가적 소속감에 그대로 토해내게 하는 것이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국제 행사들이다.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며 ‘우리는 같은팀,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1차적 사고는 더욱 폭증하고 건너편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황해도에서 왔건 경상도에서 왔건 상관없이 같이 울고 웃으며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한민족 한핏줄로 통하자
상상해보라. ‘저 선수 참 잘하네요’ 하며 남쪽 사람이 묻는다. 북쪽 사람이 ‘저 동무, 발놀림이 장난 아니우’ 하며 너스레를 떨며 함께 술잔을 맞부딪힌다. 아무 말 없이 단지 환호성만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그 짜릿한 순간이 정말로 통하는 순간 아닐까. 게다가 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남북한 선수들이 서로 약점은 채워주고 강점은 극대화하여 좀 더 강한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지는 것 또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이다. 그래도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보자면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 동안 규제를 완화하여 진정한 ‘전 세계인의 축제’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다. 통일을 위해 마련되었던 수많은 제약들을 잠시만 풀어두고 모두가 함께 거리로 나와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저 사람은 내 세금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억지스러운 편견 따위는 버린 채 아직 익숙지 않을 거리문화를 알려주며 자연스레 섞여드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민족 한핏줄로 통해야 한다. 혹시 북한 정부가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 몹시 격렬히 반응한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남한 정부보다 적극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바이다. 그러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아, 우리는 원래부터가 같이 살을 부대끼고 살던 혈족이었지’ 하는 생각으로 뭉클해지는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적 이해관계를 모두 지우고 나서도 남는 것은 원래부터 한 뿌리를 나눈 단 하나의 나라이다. 북한 영토에 속하지 않은 독도의 영유권 문제에 있어서 그토록 열성적인 모습은 한 국가였었고 지금까지도 한 핏줄이 아니면 볼 수 없을 것이다. 독도가 남한의 땅이건 일본의 땅이건 상관없이 단지 우리 국토에 소속된 섬이 독도이기 때문에 남북한이 갈라진 지금으로부터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원래 하나의 땅이었던 때부터 독도는 우리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 또한 비슷하다. 남쪽 사람들이나 북쪽 사람들, 어느 특정한 한 쪽이 아닌 전민족이 고통받던 일이므로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우리는 곧, 이 험난한 국제사회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과거사와 우리 민족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든든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통일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한민족이 함께 피 흘리고 싸우던 때처럼 뭉쳐서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는 것이 바로 한민족의 특성 아니었던가. 형과 동생이 투닥거리며 싸우다가도 동생이 친구에게 맞고 들어오면 멋있게 나서는 형처럼 말이다.
통일이란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며 복잡하게 잔뜩 얽혀있는 국제정세와 70년의 긴 공백 따위를 모두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어려울수록 쉽게 접근해야 한다.
서로를 죽일 듯이 치고 받던 남학생들이 다음날 부어오른 뺨으로 씨익 웃으며 어깨동무한 채 등교하듯, 단순하면서 뒤끝없이 말이다. 물론 70년간의 어려움과 고통을 모두 모른 체 하자는 것이 아니다. 잊자는 것도 아니다. 복잡한 문제인만큼 ‘마음을 통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답일지도 모른다. 눈을 맞추고 진실된 말을 하면 통하지 않을 마음이 없다. 자 이제, ‘하나’로 ‘통’하자.